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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가 일류기업을 일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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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가 일류기업을 일구려면…

[화제의 책] 예종석의 <아주 특별한 경영 수업>

볼 만한 경영 지침서 한 권이 최근 출간됐다. 서점에 가면 넘쳐나는 것이 경영 지침서이니 '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책은 넘쳐 나지만 정작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는 경영 지침서를 찾아 보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예종석 한양대 교수가 쓴 <아주 특별한 경영 수업>(리더스북 펴냄)이다. 서점의 책 진열대 위에 먼지만 머금은 채 쌓여 있는 수많은 다른 경영 지침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하고 싶은 저자와 출판사의 욕심이 책 제목에서 슬며시 드러난다.

'아주 특별한' 또 하나의 경영 지침서

그러나 308쪽에 달하는 이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보면 '아주 특별한'이란 수식어가 단지 독자들의 눈에 띄게 하기 위한 상술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경영 지침서가 일선 경영인에게는 '붕 뜬' 경영학적 이야기만 읊어대고 있다면, 이 책은 분명 '아주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특별한 장점 중 하나는 일단 서술방식에서 찾을 수 있겠다. 49편에 달하는 각 글의 맨 앞머리는 모두 'K사장님!'으로 시작한다. 문체는 서간체를 택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아마도' 잠재적 독자일 최고경영자와 직접 소통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하루하루 바쁜 업무처리에 정신 없을 최고경영자들이 딱딱한 어조로 경영학적 공식만 난무한 경영 지침서를 읽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런 점에서 일단 편한 마음으로 짬짬히 한 편 한 편의 편지를 읽어본다는 기분으로 최고경영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서술방식을 택한 대목은 저자의 노련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 <아주 특별한 경영수업>(예종석 지음, 리더스북, 2006). ⓒ프레시안

그렇다고 이 책이 효과적인 접근법만으로 '장사'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최고경영자로서 가져야 한다고 생각되는 자질에 대한 저자만의 독특한 관점과 생생한 설명이 사실 이 책의 핵심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익만 추구하다가 종업원, 지역주민 등에게 외면당하고 수익은 내지 못하는 경영 실패 사례가 늘어가는 가운데 "존경받는 경영자가 일류기업을 만든다"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펴는 대목은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빼어난 인격 때문일 수도 있고 출중한 업무능력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최고경영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경쟁력은 직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임직원들에게 함께 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리더만이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최고경영자가 되기 전에는 겸손하고 싹싹하던 이들도 그 자리에만 오르면 형식적인 의전에 유난히 신경을 곤두세우며 거들먹거리는 경우를 흔히 본다"며 "존경받는다는 것이 뭔지 모르는 참으로 안타까운 사례"라고 말한다.

물론 저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뭐야, 공자님 말씀 아냐"라고 힐난하는 독자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경영자가 존경받아야 일류기업 만든다"는 주장에 대해 저자가 모범사례로 제시한 일본기업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일화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자는 혼다 소이치로가 창업 초창기에 소규모 공장을 운영하던 시절 적원 몇 명을 앞에 놓고서도 "우리는 기술력으로 세계의 혼다가 될 것"이라고 훈시한 사례를 소개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소규모 공장의 사장이 세계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인데, 더 우스운 건 그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모든 직원들이 혼다 사장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르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훗날 세계 일류기업이 된 혼다의 원동력이 바로 직원들의 존경심을 불러일으킨 혼다 소이치로의 힘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라마틱하게 서술된다.

골프는 NO, 마라톤·사진촬영 YES

또한 이 책은 최고경영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최고경영자로서의 취미생활에 대해서도 적절한 코멘트를 하고 있다.

예컨대 최고경영자가 고려해야 할 취미생활 중에는 스트레스를 잊고 정신적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잊기 위한 취미생활'과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현실에 대해 생각하고 나아갈 방향을 구상할 수 있는 '얻기 위한 취미생활'이 있는데 이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잊기 위한 취미생활'에 적절한 것으로 무아지경에 빠져 스트레스를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격렬한 스키나 마라톤을 추천했고, '얻기 위한 취미생활'로는 조용한 사색과 자기성찰이 가능한 원예나 사진촬영 등을 제시했다. 반면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들이 흔히 하는 골프에 대해서는 "잊기도 얻기도 불가능하게 하는 취미"라며 저자는 낮은 점수를 줬다.

이밖에도 저자는 이 책에서 최고경영자가 지녀야 할 교양과 매너에 대한 팁도 제공한다. 아주 특별한 최고경영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아주 특별한 경영수업>을 짬짬이 읽다보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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