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쇄신분과회의에서 "결과적으로 비대위의 기능도 다 되지 않았나 판단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며칠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아예 사퇴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전날 비대위의 재의 요청에도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가 이재오 의원을 포함한 1차 공천자 명단을 확정한 것에 대해 "재심의를 했다는데 공당으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상식적인가"라며 "공천위원장이란 사람이 얼마나 감정이 북받쳤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정홍원 공천위원장을 겨냥했다.
또 정 위원장이 비대위의 의결 전 공천자 명단 발표를 강행한 것에 대해서도 "비대위가 공천심사안을 검토하고 표결하고 있는 과정인데 공천위원장이 나가서 발표를 해버릴 거면 비대위가 왜 (심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근혜 의중? 공천위 의중과 같은 것 아니냐"
박근혜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졌다. 표면적으론 '인적 쇄신'을 강조해온 박 위원장이 이재오 의원의 공천을 둘러싼 비대위와 공천위의 갈등에 사실상 '이재오 공천' 쪽으로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프레시안(최형락) |
또 "공천위가 아무리 독립기구라고 해도 발표에 앞서 비대위에 이를 알려 심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독립기구니까 박근혜 위원장에게도 사전에 얘기를 안 하고 임의적으로 하느냐. 그렇지는 않을 것 아니냐"며 박 위원장과 공천위의 '사전 교감' 여부를 따지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천에 대한 박근혜 위원장의 의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박 위원장의 의중은 공천위의 의중과 같은 것 아니냐. 뭘 물어보느냐. 뻔한건데"라고 꼬집었다.
이재오 의원이 공천자 명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선 "이 의원이 되기는 했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알아서 했지 내가 어떻게 아느냐"며 "지나간 이야기를 더 이상 해봐야 변화시킬 수도 없는데 뭐하러 말하겠느냐"고 답했다. 사실상 박 위원장이 이재오 의원에게 공천장을 쥐어줬다는 것이다.
또 김 위원은 "어제 같은 회의는 이해가 안 간다"며 "미리 각본을 정해놓고 뭐하러 회의를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태도, 굉장히 모호해…미리 각본 정한 회의 안 갈 것"
김 위원의 '작심' 발언은 회의장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는데 말이 시스템 공천이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어제 비대위에 안이 올라오고 안을 의결할지 재심할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나는 독자적인 독립성을 가졌다'고 말하고 회의장에서 나가 기자들 앞에 서서 명단 발표를 했다"며 "통상적인 조직에서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박근혜 위원장의 태도도 굉장히 모호하다"라고 비판했다.
당 정책쇄신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은 "오늘이 정책쇄신분과의 마지막 회의"라며 "더 이상 정책쇄신에 대한 특별한 아이템도 없고, 내 소임은 이것으로 그치는 것으로 하겠다"고 사퇴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상돈 "이재오 공천, 논란 여지 많다"
김 위원과 마찬가지로 'MB정부 실세 용퇴론'을 제기해온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거듭 이재오 의원의 공천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비대위 내부에서 이 의원에 대한 공천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재의를 요청한 것인데, 불과 한두 시간 만에 또다시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꼬집었다.
또 '공천은 결국 비대위가 최종 권한을 갖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발언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만 (결국) 비대위 책임으로 공천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이상돈 두 비대위원은 공천위의 공천심사 과정이 비대위에 사전 보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홍원 위원장은 "공천권한은 모두 공천위에 있다"며 이를 거부해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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