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보, 칠곡보, 구미보 등에서도 강바닥이 파이는 세굴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창녕 함안보에서 강바닥이 27m 파이는 대규모 세굴 현상이 나타난데 이어, 4대강 공사를 진행한 다른 보 3곳에서도 세굴 현상이 발견된 것.
국토해양부 "보 3곳에서 세굴 현상 추가 발견"
국토해양부는 2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지난 13~24일 창녕 함안보를 제외한 15개 보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들 3개 보의 하상보호공 하류 측에서 세굴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최대 세굴 깊이는 백제보의 경우 6.7m, 칠곡보는 4.3m, 구미미 3.9m 정도"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들 보 중 세굴이 깊게 생긴 백제보의 경우 추가 세굴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달 말까지 바닥보호공 보강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칠곡보·구미보는 세굴이 깊이가 얕고 암반까지의 토사층도 5m에 불과해 별도 보강이 필요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는 최근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과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이 지난 23일 세굴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경남 달성보와 강정고령보에 대해서는 "지난해 여름 홍수시 세굴 현상을 확인했고, 그간 보호공을 연장·보강해 이번 점검에서는 추가 세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합천 강녕보는 3월 말 완공을 목표로 보강공사가 진행중이다.
심명필 4대강 추진본부장은 "강에 보를 설치함에 따라 세굴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다만 일부 보에서 예상 보다 많이 발생했고,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문제를 예측해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말했다.
"'보강하면 안전하다'? 땜질로는 안된다"
국토부의 '보강하면 안전하다', '세굴은 예상했다'는 등의 이날 발표에 대해 환경단체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낸 성명에서 "세굴이 예상됐다면 애초에 대비했어야 한다"면서 "세굴 현상 등을 예측할 수리모형 실험도 공사 중에 형식적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제까지 4대강 사업에서 드러난 유실 및 누수 등의 사례는 설계와 시공이 부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설계가 잘못됐는데, 단순 보강만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발언을 빌어 박 교수는 "보강 공사 전에 정부의 자료부터 공개해야 한다"면서 "원인이 무엇인지 정밀하게 검토한 후 보강을 해야지, 땜질식으로는 같은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는 지난 20일 4대강 민관합동 점검단을 구성해 오는 27일부터 4대강 사업 구간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점검단은 심명필 본부장과 대표적인 4대강 찬성론자인 명지대 윤병만 교수 등이 단장으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4대강 찬동 전문가들로만 구성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전문가도 포함된 '4대강 제대로 점검단'을 제안한다"면서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박재현 교수와 시민단체 등을 포함시킨 점검단을 제안했다. 이들은 "찬반 진영이 같이 점검해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고, 국민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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