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대선캠프에 참여할 인사들의 명단'이라는 제목의 리스트가 온라인으로 배포돼 진위 여부와 작성주체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당 인사가 1/3 이상 차지
17일 고건 전 총리 담당 정치부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된 이 문건에는 열린우리당 전현직 의원 13명, 민주당 전현직 의원 6명, 무소속 의원 1명, 전직 고위 관료 7명, 재계인사 10명 등 총 37명의 실명이 '고건 캠프' 참여 예상자로 적시됐다.
20명의 전현직 의원 명단 가운데는 고 전 총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 외에 현 우리당 지도부 일부는 물론 차기 대권주자 그룹으로 분류되는 인사도 포함됐다.
재계인사 명단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전현직 CEO와 오너도 포함됐다. 전 총리가 즐겨 쓰는 표현 'Great Korea'라는 명의를 내세운 작성자는 이 명단을 "최근 고 전 총리가 부지런히 접촉한 뜻에 맞는 정.재계 인사들 명단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명단에 언급된 인사 가운데 일부는 즉각 손사래를 쳤다. 명단에 오른 우리당의 한 의원은 "고 전 총리와 학연이 있을 뿐, 대선캠프에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완전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고 전 총리 측도 "우리도 출처를 알 수 없는 명단"이라며 "가까운 분들도 있지만 모르는 분들도 포함됐는데 정치권의 소문을 짜깁기 한 것 같다"는 입장이다.
한편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고 전 총리 캠프에서 '희망연대'를 출범시켰지만 지지부진한 것이 사실이 아니냐"면서 "언론과 정치권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그 쪽(고 전 총리 측)이 의도적으로 과장된 명단을 흘린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괴문건과 '카더라'의 계절 도래
차기 대선까지는 1년 3개월이 남았지만 '한나라당 대권주자별 의원 리스트'에 이어 '고건 캠프 리스트'까지 각종 괴문건과 '카더라'가 정치권 안팎에서 횡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리스트가 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쪽이 나름대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면서 "지금 우리는 그런 괴문건조차 부러운 심정"이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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