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6일 쌀 소득보전 직불금 부당 수령문제에 대해 "선(先) 진상규명, 후(後) 처리 원칙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만 해도 '고위공직자들의 직불금 수령은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한나라당이 자당 의원들의 연루 사실이 밝혀진 이후 주춤거리고 있는 것.
"이봉화 거취, 진상 규명이 필요"
박 대표는 16일 한나라당 울주 군수 후보 지원을 위해 방문한 울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한나라당 김학용, 김성회 의원의 직불금 수령에 대해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라며 "정부 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섰으니 결과에 따라 징계하고 스스로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우리(한나라당)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동일하게 적용해서 책임을 추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야3당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과 국정조사를 요구한데 대해선 "정부 조치를 보고 미흡한 경우에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순서"라며 "국회가 먼저 나서 국정조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봉화 차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그때는 (이봉화 차관) 혼자였지만, 이렇게 많이 문제가 되니 같은 잣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박 대표는 "실제 쌀을 경작하고 있는 농심(農心)을 상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응분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3000 평당 (직불금이) 50만원이 나가는데 시골에서 어지간히 농사짓는 사람도 3000 평 짓는 사람이 없다. (직불금 자체로) 크게 이득을 노리고 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불금 수령이 누적되면 양도소득세 등에서 엄청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현철 10년 근신했다"
한편 박 대표는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씨가 내정된 데 대해 "'김현철씨 사건' 이후 10년 동안 과오 없이 근신 없는 생활을 해왔다"며 "여의도연구소에서도 그에 대해 가부간의 결단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할아버지가 손자를 너무 사랑하고, 생전에 사회적인 진출을 못하고 있는 것을 항상 안타까워했고, 죽기 전에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싶어했다는 이야기가 당내에 많다"고 말해 김홍조 옹의 작고를 핑계로 김 씨의 영입에 대한 비판 여론에 방패를 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표는 김 씨가 한나라당 당적을 보유하지 않기로 한데 대해선 "(김현철 부소장 임명은)여의도연구소의 전권이며 대표나 당 최고위원이 제도적으로 관여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 및 지자체장이 개인비리로 낙마한 지역에 대한 공천 배제 방침을 사실상 철회한데 대해 박 대표는 "일시적으로 특수 상황에 따라서 당이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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