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 등이 주로 이용하는 월세가 지난해 15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해 월세지수는 102.6(2010년=100)으로 전년보다 2.6% 상승했다. 1996년 3.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월세 상승률은 1990년대 이후 1991년 11.6%를 정점으로 1999년 -3.0%까지 떨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2.0%로 올랐다가 2005년 -1.1%로 하락했고 이후 1%대에서 움직였다.
월세는 방(房) 수가 적을수록 오름세가 가팔랐다.
국토해양부의 수도권 월세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12월 방 한개(원룸)의 월세가격지수는 106.0(2010년 6월=100)으로 전년 말보다 3.9% 치솟았다. 방 두개(투룸)는 2.8%, 방 세개(쓰리룸)는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룸 월세는 오피스텔 상승률이 4.1%로 가장 높았다. 단독주택은 4.0%, 연립ㆍ다세대주택은 3.4%였다. 아파트만 1.4% 하락했다.
쓰리룸은 오피스텔 3.8%, 연립ㆍ다세대주택 2.3%, 단독주택과 아파트 2.0%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1.0%)보다는 경기(5.6%)가 높았다. 지난해 초 서울의 전ㆍ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자 수요가 점차 서울 주변 지역으로 옮겨간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에서는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半)월세' 바람이 불어 강남 11개구의 월세가 평균 2.0% 올랐다. 강북 14개구는 전년 말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월세가 15년 만에 최고로 오른 것은 전세 가격의 급등 여파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전세지수는 104.6으로 2010년보다 4.6% 올랐다. 2002년 7.2% 이후 최고치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전세금 부담을 못 이긴 가계가 월세로 옮겨감에 따라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올랐다. 이런 현상은 올해도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월세가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오른 탓에 특히 청년층의 부담이 가중됐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이지서베이와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공동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자취 대학생 85.9%가 월세로 지출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월세가 오르면 세입자의 가처분소득이 줄게 된다. 월세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세대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지금의 월세 제도는 집주인의 뜻대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 세입자에게 불리하다. 선진국처럼 임대회사가 체계적으로 월세를 관리해 세입자의 주거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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