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리'했다. 경력과 학력에 대한 거짓 해명으로 인선 하루 만에 낙마한 진영아 공직자후보추천위원(공천위원)과 관련한 파문에 '더 이상 토 달지 말라'며 못을 박은 것.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
진영아 위원과 관련한 파문이 '박근혜 식 비밀주의'가 낳은 결과라는 것인 당 안팎의 중론이지만, 이에 대한 해명도, '대국민 거짓말' 수준의 진 위원의 행동에 대한 어떠한 유감 표명도 없었다. 결국 "토 달지 말라"는 한 마디로 '상황 종료'를 선언한 것.
"토 달지 말라면 토 달지 말아야 하나"
이런 박 위원장의 반응이 전형적인 '박근혜 식' 위기 대응법이란 평도 나온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서둘러 상황 종료를 선언해 버리는 방식이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 씨가 삼화저축은행 연루 의혹을 받을 때에도 박 위원장은 "동생이 분명히 말했으니 그걸로 끝난 것"이라며 더 이상의 논란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에서도 "토 달지 말라면 토 달지 말아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근혜, '상황 종료' 선언했지만…'제2의 진영아' 조짐도
더 큰 문제는 '그 이후'다. 한나라당은 진 위원의 사퇴 직후 임명장을 수여하며 나머지 위원들은 '그대로 가겠다'는 방침이지만, 공식 출범도 하기 전에 부실 검증 논란에 휩싸인 공천위의 신뢰도는 추락할대로 추락했다는 것인 당 안팎의 평가다.
현역 의원들의 '목숨 줄'과 다름없는 공천위원들에 대한 비판이 공론화되지 못할 뿐, "자질 검증도 제대로 안 된 공천위에 어떻게 공정한 공천 심사를 기대하겠느냐"는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공추위 인선 파동을 보니 이 정부 초기 인사 파동이 연상된다"며 "그냥 가다가는 누구보다 인사권자에게 치명적일 것 같은 느낌"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탈정치'를 강조했던 공천위지만, 진영아 위원 외에 다른 위원들의 정치경력 논란도 불거질 조짐이다. 공천위 외부위원 몫인 홍사종 위원의 경우 2007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고, 역시 외부위원인 서병문 위원은 2004년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입당 및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출신인 서 위원의 경우 열린우리당 입당과 별개로 2010년부터는 한나라당 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이미 한나라당 당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당시 후보의 경제살리기특별위원을 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과 무관한 당 외부인사만 모셨다"는 한나라당의 설명과 달리, 사실상 '당내 인사'였던 것이다.
이밖에도 일부 위원의 경우 과거 금전 문제 뿐 아니라 성추문설까지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어, '철통 보안'만을 강조해온 '박근혜 식' 인사가 최소한의 검증조차 소홀히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이걸로 마무리가 됐다"는 박근혜 위원장의 선언은 박 위원장만의 '희망사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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