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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다섯 죽인 개발,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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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다섯 죽인 개발, 결국…"

[현장] 용산참사 3주기 추모대회…"강제퇴거금지법 제정해야"

"우리가 이 자리에 왜 모였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용산참사 3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나? 아니다. 다시 생각하자. 오늘을 은폐된 거짓말을 밝혀내고 '학살자'를 감옥에 넣는 시작의 날로 하자."

무대에 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이렇게 말하자 서울광장을 매운 1000여 명의 시민은 박수로 환호했다. 그의 뒤에는 판화가 이윤엽 씨가 그린 '부활도'란 대형 판화 걸개그림이 걸려 있었다. '부활도'는 용산참사로 고인이 된 5명을 주제로 한 판화다.

용산참사 3주기 추모대회가 용산참사 3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참사가 일어나기 전날인 19일 열렸다. 용산참사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났지만 도시 곳곳에서는 여전히 용산참사가 진행 중이다.

용산참사 추모위원회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도록 밀어붙이던 용산4구역 개발은 중단됐고 현재 허허벌판으로 남겨져 있다"며 "거품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동네마다 폐허가 된 채 개발이 멈춰져 있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추모위원회는 "또한 철거 지역에는 여전히 용역 깡패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대책 없는 강제퇴거가 이뤄지고 있다"며 "개발지역 곳곳의 철거민들은 제2의 용산이 될 수 있다고 절규하며 저마다의 망루에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모위원회는 "도시개발의 피해자이자 참사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구속 철거민에 대한 석방을 다시금 강력히 촉구한다"며 "또한 제2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발언을 하고 있는 미류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위원회 활동가. ⓒ프레시안(허환주)

"그렇게 만들 바엔 대화라도 더 하지"

이날 추모대회에는 용산참사와 마찬가지로 경찰 특공대가 투입돼 77일간 옥쇄파업을 접어야 했던 쌍용자동차노조도 참석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남일당 터를 찾아 갔더니 아무 것도 없이 터만 닦아놓은 걸 보았다"며 "그렇게 만들 바엔 대화라도 더 많이 하지 싶었다. 가슴이 북받쳤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함께 살자고 외치던 이들은 죽거나 감옥에 갇혀 있다"며 "쌍용차 가족도 마찬가지다. 19명이 죽었고 많은 이가 감옥에 갇혀 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이러한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다"며 "함께 살자고 했다는 이유로 죽음에 내몰리는 세상은 너무도 차갑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부장은 "철거민, 노동자 등 이 땅에서 내몰리는 이들이 하나로 뭉쳐 싸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미류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위원회 활동가는 "지금도 철거민들은 강제로 자신이 살던 집에서 쫓겨나고 있다"며 "이를 막을 수 있도록 '강제퇴거금지법'을 17일 발의했다"고 말했다.

미류 활동가는 "이 법은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지만 사실 우리 철거민 역사와 함께 한다. 50년 간 철거민들이 요구한 사항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미류 활동가는 "이 법은 사람을 강제로, 때리면서 쫓아내지 말라는 법"이라며 "또 다른 용산참사를 방지할 수 있는 법"이라고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한편, 추모위원회는 용산참사 만 3년째인 20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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