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3년 만에 사실상 파업 돌입

"과도한 현장탄압, 노동자 분신 사태 불러"

현대자동차 노조가 3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10일 오후 1시부터 2200명이 일하는 엔진사업부 조업을 전면중단했다. 지난 8일 현대차 노조원 신 모 씨(44)가 남구 매암동 공장에서 분신한 게 원인이다. 노조 측은 과도한 현장탄압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사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9일까지 사측에 책임자 엄중 처벌, 현장탄압 재발방지 대책 및 대표이사 공개사과, 현장탄압의 도구인 공장혁신팀 전면해체 등 6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현재 신 모 조합원은 중태다.

노조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0일부터 울산공장 전체 2시간 잔업거부, 주말특근 전면 거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측은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오후 1시부터 울산공장 엔진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 노조는 전 공장에서 이날 잔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사업부별로는 항의 천막농성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조의 엔진 조립 중단으로 엔진공급이 중단되면서 이날 오후 3시부터 울산 5개 공장 중 일부 공장은 운행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전근대적인 노무관리정책을 버리지 못한 사측으로 인해 현장 도처에는 노사갈등이 빈발하고 있고 비인간적이며 불법 부당한 노동탄압이 자행되어 온 것이 현대자동차의 부끄러운 현 주소"라며 "낡은 설비와 부족한 인력에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 강도로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의 삶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9일 성명서를 내고 "현대차는 기회만 있으면 노동조합을 적대하고 탄압했다"며 "최근에는 공장혁신팀이라는 정체불명의 기구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등 한층 더 통제적 노무관리를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그 결과가 조합원의 분신으로 이어졌다"며 "사건의 수습과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사측의 사죄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