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 녹산공단에서 방사선 동위원소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난 이후 부산 시민단체들이 부산시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방사능 물질을 다루는 업체의 안전 관리에 무관심하다며 시민들이 직접 현장 조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의 39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반핵부산시민대책위와 녹산공단 노동자의 기본권과 건강권 찾기 공동대책위는 3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업체를 엄중하게 처벌하고 녹산공단 노동자에 대한 건강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에만 하더라도 270여 개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다루는 업체들이 있다"며 "이들 업체는 핵발전소 못지 않은 안전 의식과 작업 수칙을 적용해야 하나, 이번 사고가 난 업체에서는 정기 검사 기간에 같은 문제가 지적되었음에도 수개월 간 불법적인 작업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고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된 것은 물론 인근을 지나가는 행인들 역시 무차별적인 방사능 노출에 그대로 방치 되었다"면서 "국가산업단지로 조성된 녹산공단은 약 1500개 사업장에 3만 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어, 부산지역 공단 중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각종 방사선 사고에 '해당 업체의 관행이고 안전에 큰 문제는 없다'는 대응을 해온 정부와 업계의 대응이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해당업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할 뿐 아니라 해당 사업장 노동자 및 녹산공단 노동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건강 실태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부산지역 270여개의 방사성동위원소 사용 업체들의 작업 관행과 노동자 건강 및 인근 주변지역민들에 대한 건강조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업체들과 규정 위반 등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지적을 받는 업체들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재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원자력안전 위원회와 부산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들은 방사능 안전 정책을 시행하기 보다 관련 업체의 이익을 보호하고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일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직접 시민 감시단을 구성하여 부산 전역의 업체들에 대한 방사능 안전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조사결과 방사능 업체들의 관행이 밝혀지고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견된다면 관련 기관의 책임은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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