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바이플레이션'(Bi-flation)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은 4일 `주택시장의 바이플레이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하락추세이나 비수도권은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량 면에서도 월평균 매매거래량이 수도권은 2006년 5만1043호에서 2009년 7월 이후 올해 10월까지 월평균 2만9560호로 급감한 반면 비수도권은 같은 기간 월평균 4만2999호에서 4만7232호로 증가했다.
박 위원은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 반해 비수도권은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함께 오르는 점도 주택시장의 바이플레이션 현상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의 바이플레이션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초과공급 조정 속도, 가계부채 부담의 추이, 주택 구입능력의 차이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비수도권 미분양아파트는 소형 미분양 축소에 힘입어 2009년 7월 11만6176호에서 올해 10월 3만9361호로 급감했지만, 수도권은 신도시 등의 공급물량 미분양 때문에 같은 기간 2만4010호에서 2만7101호로 늘었다.
가계부채 부담도 가계대출 중 수도권 비중이 70% 이상이고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역시 수도권이 비수도권의 두 배에 달하는 등 지역 간 차이를 보였다.
주택구입능력은 서울의 주택구입능력지수(대출상환가능소득/중간가구소득X100)가 140 이상인 반면 부산은 70에도 못 미쳤다.
박 위원은 "수도권은 체감경기 악화, 가계부채 등으로 구매수요가 크지 않아 장기 침체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수도권도 활황을 보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수급요인이 불명확해 버블 붕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주택정책은 수도권은 전세수급 조절과 매매활성화를 통해 부채디플레이션이 심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비수도권은 버블 확산을 막고 버블 붕괴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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