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벌 계열사 사옥의 공시지가가 시세 대비 32%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3.3㎡당 시세가 3억 원대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경우 공시지가는 8000만 원을 기록해 가장 낮은 26%의 시세반영률을 나타냈다. 서초사옥의 공시지가는 6600억 원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일 서울 소재 15대 재벌 사옥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이 같이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 기준으로 가장 비싼 건물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이었고 이어 강남 포스코본관(65000억 원), GS타워(3900억 원)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경실련이 주변 대형빌딩 거래현황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 2009년 이후 매각된 서울시내 대형빌딩의 경우 토지면적 3.3㎡당 3억7000만 원이 최고가고, 가장 최근에 거래된 을지로 센터원 빌딩은 총액 9600억 원, 3.3㎡당 3억5000만 원에 매각됐다.
경실련은 "거래가에서 서울시가 고시한 건축비를 제외해 토지시세를 산출한 결과, 3.3㎡당 ING타워의 경우 3억1000만 원, 센터원이 2억9000만 원이 토지시세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이들 건물이 매각된 시점의 공시지가는 각각 9900만 원, 7600만 원으로 시세반영률이 31%, 26%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이렇게 조사한 시세를 15대 재벌 사옥(13개)에 적용한 결과에서도 시세반영율은 32%로 나타났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서초사옥은 시세가 3억 원대임에 반해 공시지가는 8000만 원을 기록해 가장 낮은 26%의 시세반영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번에 조사된 시세반영도를 적용하면 15대 재벌의 부동산자산 시세는 262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과표차이로 인한 세금차이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실련은 "거래가 흔히 않다는 이유로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대형 빌딩에 제대로 세금을 물리지 못하면서 아파트소유자와 재벌 간의 형평성이 상실됐다"며 "실거래가에 근접해 과세되고 있는 아파트처럼 재벌사옥을 비롯한 업무용 빌딩도 시세를 고려한 공시지가를 산출, 공정한 과세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시지가 산출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한 전면재검토 △엉터리 가격을 조사·보고하는 감정평가제도에 대한 연구용역 중단 △책임지지 않는 들러리 위원회 해체 △실거래가를 과표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 등을 촉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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