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되살아나는 '부패비리당' 악몽

홍준표 "직불금 파문 진상조사 특위 구성"

한나라당은 곤혹스럽다. 경제 위기의 난국 속에 최근 경상남도 울주 군수 공천과 관련해 비리인사로 낙마한 지역에 대한 공천 배제 방침을 사실상 '백지화' 한데 이어 보건복지 가족부 이봉화 차관의 쌀 소득 보전 직불금 신청 문제가 불거지는 등 '부패 비리당'의 이미지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감사원이 쌀 소득 보전 직불금 편법 수령 현황을 밝힘에 따라 "필요하다면 국회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는 피아를 구분치 않고 오로지 농민과 국민의 입장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전·현 정권을 막론하고 모두 늪으로 끌어들여 '이봉화 파문'에 물타기 하려는 물귀신 작전이다.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며 고위 공직자 및 정치권 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개인별 세부 명단 공개에 대해서도 "2005년 2006년 2007년 직불금 부당 수령자와 함께 현 정부에 공직자가 금년에 직불금을 신청했다면 그 문제도 밝혀야 한다"며 "직불금 제도의 미비 점도 이번 국감을 통해서 밝히고 이것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송광호 최고위원도 이 차관의 사퇴를 거듭 압박하며 고위 공직자 직불금 불법 수령 명단 공개를 촉구했다. 송 최고위원은 지금 농촌은 비료값 사료값 폭등으로 민심이 흉한데 공직자들이 직불금을 불법으로 변칙 신청했다는 얘기를 듣고 허탈해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해서 고위 공직자는 스스로 자기 입지에 대해서 하루빨리 용퇴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감사원이 "개인별 세부 명단 자료는 없다"고 한데 대해 "적발한 인원수만 계산 했겠나"며 "경우를 다 계산하니까 4~5만 명이 된다는 것 아니냐. 개인별 세부 명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 농수산식품위는 농식품부에 직불금 수령자 명단 공개를 요청한 상태.

이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어떤 일정기간(노무현 정권 시절)의 사람들만 명단이 나온다면 당연히 부자연스럽다"며 현 정권 하에서 이뤄진 편법 직불금 수령 내역 및 수령자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음을 밝혔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모럴 해저드가 극치에 달한 대표적 사건이 세가지가 있다"며 "엘지그룹 손자와 재벌2세들의 주가조작 사건과 재벌 그룹 청부 살인 의혹, 그리고 공직자 직불금 파동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MB정부 들어오고 난 뒤에 한국사회 지도부 계층 사람들이 모럴해저드에 빠져있었다"며 "(쌀 소득 직불금 불법 수령은)이 문제를 일소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이 세 가지 문제는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밝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