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에 따르면 2010년, 서울시는 정명훈 예술감독에게 총 20억42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정 감독은 한 번 지휘할 경우, 4244만 원을 받는다. 거기다 유럽으로 출장을 오갈 경우, 퍼스트 클래스 왕복비행기 표 2장이 횟수에 상관없이 무한대로 지급된다.
뿐만 아니라 연간 1회에 한하여 유럽-한국 왕복 항공표(비즈니스 클래스 3매)와 연간 2회 이내에서 정명훈 예술감독 매니저의 유럽-한국 왕복 항공표(비즈니스 클래스 1매)도 지급된다. 이 모든 비용을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것이다.
▲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연합뉴스 |
한 번 지휘할 때마다 4244만 원
게다가 유럽에 상근하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외국인 보좌관 활동비 3만 유로(약 4500만 원)도 서울시에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해외섭외비, 객원섭외 지휘자, 협연자 섭외비와 단원 섭외활동비 등 사용처가 불분명한 비용 4만 유로(6000만 원)도 서울시에서는 정명훈 감독 입금은행 계좌로 지급했다.
이 돈의 사용내용은 서울시향재단도 잘 모른다. 이 모든 걸 합해서 1년에 약 20억 원 이상의 돈이 정명훈 감독에게 사용된다.
알려진 바로는 미국 오케스트라 지휘자 연봉 평균은 6만9842달러이고 회당 지휘료를 받아가는 상임 지휘자는 없는 실정이다. 정 감독의 연봉은 이전에 지휘했던 바스티유 오페라단과 라디오 프랑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정 감독에게 2011년 1월부터 8월까지 차량 렌털비 4000만 원, 항공료 1억4000만 원을 지급했다. 또한, 해외로 나갈 때, 자신의 아내와 동반으로 나가면서 그 비용을 서울시에 내도록 했다.
시의원 "서울시민이 이 사실을 알면 무슨 생각 할지 걱정이다"
장정숙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은 17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에게 주는 20억 원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서울시민에게 찾아가는 음악회'는 시향교향단이 마치 서울시민에게 봉사와 무료의 공연인 듯한 인상을 주지만 내막에는 세계 최고의 개런티가 회당 숨겨져 있었다"며 "서울 시민이 이 사실을 정확히 안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할지 걱정이다"고 질타했다.
장 의원은 "지금 정명훈 예술감독에게는 연봉, 지휘료, 여비로 항공료와 렌터카비, 유럽주재 보좌역 등 대외 섭외비, 국내활동판공비 등 모두 상상을 초월하는 특권적 대우를 받고 있다"며 "단원들의 급여는 국제수준에 전혀 맞지 않음에도 오직 지휘자만 세계 최고 수준 그 이상의 특대우를 받고 있는 건 문제다"고 지적했다.
임형균 민주당 시의원은 유럽주재 보좌관비를 언급하며 "보좌관이라는 직함이 정식 직제도 아니면서 서울시에서는 이를 위해 돈을 지급했다"며 "보좌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정명훈 개인 계좌에 이런 명목으로 돈을 보냈다"고 질타했다.
실제 이 돈이 보좌관 활동비 등에 사용됐는지는 서울시에서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좌관이라는 직제가 없는 관계로 활동비 등의 비용은 정명훈 예술감독 개인 계좌로 지급됐지만 이후 이것이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구비 서류를 받지 못했다.
시향 대표이사 "합리적 방향으로 나가겠다"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한 김주호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는 "개선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보좌관비 관련해서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주 무대는 유럽"이라며 "계약을 맺을 당시 그렇게 하기로 돼 있어서 지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용 내용 확인과 관련해서는 "(정명훈 감독에게) 근거 서류를 받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이사는 항공료 지급과 관련해서는 "계약서에 공연과 관련해서 움직일 때는 지원해주는 걸로 돼 있다"며 "이는 국외 유명한 오케스트라 상임감독들에게 대부분 지급하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이사는 "하지만 시정의 큰 방향도 바뀌었고 정명훈 감독도 한국의 정서를 인식할 것"이라며 "계약조건을 현재 협의 중인데,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명훈 예술감독의 임기는 12월 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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