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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막판 진통, 노조 총회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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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막판 진통, 노조 총회 연기

우여곡절 끝에 도출한 합의안, 찬반투표만 넘으면…

정리해고 문제로 11개월 가까이 노사간 갈등을 빚어온 한진중공업 사태가 조합원 찬반 투표만 남겨 놓고 있다. 노사는 9일 마라톤협상 끝에 '1년 뒤 재고용' 등을 골자로 하는 의견접근안에 합의했다. 노조에서 이를 받으면 한진중공업 사태는 해결된다.

의견접근안이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가결되면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308일 간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내려오게 된다.

이날 사측과의 의견접근안을 끌어낸 금속노조와 한진중공업 지부는 해고자 94명과 간담회를 거친 후 이날 오후 4시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총회를 열고 찬반 투표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총회를 위해 모이는 사이 경찰이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크레인 밑에 배치됐고 이 과정에서 해고자들과 경찰이 대치를 하게 됐다.

결국, 금속노조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총회를 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총회를 연기했다. 또한 회사의 사과 요구와 경찰력이 완전 철수할 때까지 총회를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오후 6시) 정동영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경찰 병력 철수를 놓고 경찰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 악수하는 노사 대표.. ⓒ연합뉴스

사측은 근속년수 양보, 노조는 퇴직금 및 학자금 양보

찬반 투표만을 남겨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의견접근안. 이것을 도출하기까지도 쉽지는 않았다. 노사는 8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된 마라톤 교섭을 밤새도록 진행했고 9일 오전 11시께야 겨우 쟁점에 대해 마무리했다. 쟁점이 됐던 부분은 근속년수와 퇴직금 및 학자금이었다.

노조에서는 정리 해고된 지난 2월에 지급된 퇴직금과 관련해 회사가 파업 기간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해 지급했다며 퇴직금을 다시 산정하자고 요구했다. 또 학자금 지원 관련해서는 재고용되기 전 기간에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한진중공업은 자녀가 대학을 다닐시, 학자금을 지원해준다.

노조는 기존 근속년수를 그대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근속년수를 인정받지 못하면 근속수당, 연월차 등에서 신입사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기본급이 적은 편으로 근속년수에 맞춰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식으로 균형을 맞춰왔다.

하지만 회사는 이 모든 사안에 대해 '불가'입장을 밝히며 교섭은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러다 양측 간 집중교섭을 통해 합의안에 도출했다. 회사는 근속년수를 양보했고, 노조는 퇴직금과 학자금 지원을 양보했다.

쉽지 않았던 합의안 도출

물론 이런 접근안이 도출되기 까지, 교섭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 10월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권고안인 △1년 이내 재고용과 △재고용 기간 동안 2000만 원 지급을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수용하기 전까지는 노사간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회사는 해고자를 복직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국회 권고안이 나오면서 교섭은 급물살을 탔다. 일각에서는 노사간 합의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권고안을 받은 뒤인 11일 조남호 회장은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과 회동을 하며, 재차 권고안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후 11~12일 이틀간 진행된 실무교섭에서는 입장이 달라졌다.

사측 교섭자로 나선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은 14일에 진행되는 한진중공업 지회장 선거가 끝나고 새 지도부와 교섭을 하자고 주장했다. 지회장 선거에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투쟁위원회 대표인 차해도 후보와 전임 지회장인 채길용 후보, 온건 성향인 김상욱 후보가 출마했다.

▲ 9일 오후 4시께 한진중공업 노조가 잠정 합의안의 수용여부를 놓고 찬반투표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었으나 안건 설명회 도중 경찰이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크레인 주변에 집결하자 총회를 중단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경찰병력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

노조는 회사가 선거 이후 교섭을 하자고 한 건, 채길용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교섭에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고 분석했다. 전 지회장인 채길용 후보는 지난 6월, 구조조정을 받아들이는 노사협의서에 사인을 했었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회사의 판단과는 달랐다. 선거에서 정리해고자투쟁위원회 대표인 차해도 후보가 과반수인 54.4%를 얻어 당선됐다. 회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신임 노조 집행부와 첫 교섭을 20일과 21일 양일에 걸쳐 진행했다. 하지만 교섭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용 사장은 "1년 내 재취업 시 경력신입사원으로 재입사하는 것"이라며 "근속연수를 인정한 처우를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권고안을 받은) 조남호 회장이 원망스럽다"는 말을 하며 일방적으로 퇴장하기도 했다.

이후 교섭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노사는 26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되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대한 재심 심판회의 때까지 교섭을 유보했다. 하지만 중노위는 11월 2일까지 노사교섭을 더 하라는 판정을 통해 노사 양측에 교섭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퇴장한 이재용 사장은 지난달 31일 다시 교섭을 재개했다. 그 결과 9일 한진중공업 노사는 '1년 내 재고용'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의견접근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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