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검찰청 공안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허위사실 유포 누리꾼에 대한 구속 수사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10.26 재보궐선거 이후 당이 거센 쇄신 요구에 직면한데다, 검찰의 방침에 강한 비판 여론이 일면서 '정치적 수사'의 흙탕물이 당에까지 튀일까 조심하는 모양새다.
한나라당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8일 국회 브리핑에서 "어제(7일) 대검 공안부장이 참석한 공안대책회의에서 한미FTA 관련 유언비어, 괴담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현행범 체포와 구속수사까지 언급한 것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저해할 수 있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이런 뜻을 대검 공안부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변인은 "부정확한 정보의 조직적인 유포를 통해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하는 행동은 자제되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검찰이 '정치 검찰'이 아니라는 것을 정치적이지 못한 행동을 보여주면서까지 입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태근·김성식 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검찰 수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의견 개진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란 주장인데, 이는 지난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의 강한 인터넷 통제가 한나라당에 역풍으로 돌아간 것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황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재보궐선거 때도 SNS에 대한 선관위 규제가 한나라당에 역으로 돌아오지 않았느냐"며 "인터넷상의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규제는 국민들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한미FTA 비준안 처리 문제로 여야의 대립이 장기화되자, "인터넷상에 광우병 괴담에 이은 한미FTA 괴담이 돌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당의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었다.
당장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연설에서 "최근 인터넷과 SNS에서 떠도는 한미FTA 관련 허무맹랑하고 어처구니없는 괴담들이 많다"며 "2008년에도 광우병 촛불 사태 때 얼마나 많은 허무맹랑한 괴담들이 유포가 됐느냐"며 한미FTA에 대한 누리꾼의 반대 의견을 '광우병 괴담'에 이은 '한미FTA 괴담'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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