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 목사들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실에서 '비준안 통과 저지'를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이 28일로 비준안의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한미FTA 저지 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차홍도 목사)' 소속 목사 10여 명은 27일 오후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실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이 말로만 반대하지 말고 끝까지 비준안을 막아 달라"는 이유에서다.
대책위의 진광수 목사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민주당이 입으로는 반대를 이야기하지만 최근 정치권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민주당의 태도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목사들은 성명을 통해 "한미FTA는 하나님이 그토록 사랑하는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위협할 것"이라며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되는 흐름이 한미FTA를 통해 한국사회를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자본과 시장의 강력한 힘은 용산참사와 한진중공업 해고 사태 등에서 명백히 드러났으며, 현실이 이러한데 한미FTA까지 졸속 비준된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경제민주주의는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한미FTA 졸속 비준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한미FTA 비준안을 두고 '끝장 토론'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정동영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강한 '비준 반대론'과 정부의 후속대책 등을 보고 판단하자는 이른바 '조건부 찬성론'이 혼재돼 있는 상태다.
반면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도 비준안의 '28일 처리'를 재차 못 박는 등 강행 처리를 예고했다. 홍 대표는 재보궐선거가 진행된 전날 "28일 본회의에서 한미FTA 비준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며 상임위별로 27일까지 이행법안 심의를 완료할 것을 지시했고, 이날 오전에도 재차 "한미FTA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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