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상대 후보 흠집내기'가 도를 넘고 있다. 본격적인 10.26 재보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한나라당은 범야권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평양시당위원장'에 빗대는 등 '색깔론'을 펼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장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후보의 천안함 관련 발언은 놓고 "생각할수록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천안함 사태가) 남북 모두 책임이 있다고 하더니, 점차 남측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자신들의 가정에서 음모론을 완성해 가는데 흔히 좌파나 종북주의자들이 이런 수법을 잘 쓴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박 후보가 연평도 포격이나 박왕자 씨 피살 사건은 뭐라고 변명할지 모르겠다"면서 "평양시당위원장이 북한군부를 옹호하고 면죄부를 부여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공격했다.
이는 박 후보가 지난 10일 관훈토론회에서 "천안함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지만, 정부 발표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을 정부가 탓하기 보다는 왜 그런 사람이 많은지 먼저 성찰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들이 희생됐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홍준표 대표 역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법질서를 파괴하는 후보는 변화의 어젠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며 "뿌리 없는 사람이 어떻게 변화를 추구하겠나"라고 공세의 수위를 올렸다.
홍 대표는 "박 후보는 '시민후보'가 아니라 일부 시민단체의 후보일 뿐"이라며 "시민단체가 권력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자명한 사실이다. 권력화 된 시민단체가 오히려 변화의 대상이며, (시민단체가) 정치양성소가 되는 것은 시민단체를 빙자해 권력을 탐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한나라당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첫 변화가 친이·친박 모두 하나가 되어서 이번 선거에 임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비주류인 제가 당대표가 된 것, 셋째는 해방 이후 최초로 여성특시장을 만들려고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한나라당 후보들은 무원칙한 '단일화 쇼'로 선발하지 않았다"며 "특히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 압도적으로 밀려왔던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에) 앞서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신문>과 여론조사 기관인 '엠브레인'이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47.6%의 지지율을 얻어 44.5%를 얻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오차범위 안(3.1%p)에서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박 후보가 지난 3일 야권 통합후보로 선출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p가량 앞섰지만, 후보간 TV토론이 본격화하면서 초박빙 구도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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