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수련관 관장직 사퇴를 둘러싸고 지역 시민단체와 수련관장이 1년 가까이 마찰을 빚고 있다. 선임된 관장이 자격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단체는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련관 관장은 아무 문제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경기도 구리시청소년수련관. 지난 1월 19일, 수련관 이사회가 손태일(62)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부이사장을 이곳 관장으로 임명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문제는 청소년활동진흥법 시행령 8조다.
이 법에 따르면, 청소년수련시설의 운영대표자는 청소년 지도사나 초·중등 정교사, 공무원 가운데 청소년 육성업무에 3~5년 이상 종사한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직업이 아닌 경우에는 청소년 육성업무에 8년 이상 종사해야 한다.
하지만 구리시청소년수련관 이사회는 내부 인사관리규정에서 '관장의 임용자격'으로 법이 정한 자격요건 외에 '지역사회의 덕망과 봉사정신을 갖춘 자로서 경영능력이 있는 자'라는 항목을 임의로 추가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지역 시민단체는 수련관장 임명 관련, 경기도 감사관실에 민원을 제기했고, 3월 25일 감사관실에서는 청소년수련관장 자리에 자격을 갖춘 인사를 재선임하라는 결정 내용을 구리시청에 통보했다. 구리시는 청소년수련관의 관리·감독기관이다.
구리시장은 시민단체와의 면담에서 감사관 통보 내용을 이사회에 전달하겠다며 문제해결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리시청소년수련관은 이사회조차 열지 않는 상황이다.
신금석 구리YMCA 이사는 "청소년수련관 이사장은 구리시 부시장"이라며 "게다가 구리시 공무원 및 시의원 5명이 이사를 겸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이사는 "구리시청은 청소년수련관을 통제, 지시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이사는 "하지만 구리시청은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며 문제를 외면하고 있고, 청소년수련관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며 문제가 장기화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이사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관장은 지역정가에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하는 지역 유지"라며 "그렇다보니 시장 등 정치인들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년 가까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한편, 구리YMCA, 구리여성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구리남양주지회 등 지역 시민단체는 매일 점심시간에 1시간씩 청소년수련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저녁 시간에는 구리역 앞에서 관장 사퇴 촉구 서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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