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공식 서명 직후 추가적인 쌀 수입 협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이 위키리크스 문건을 통해 드러나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김종훈 본부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나섰다.
민변은 16일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문 내용이 사실이라면 쌀과 같은 한국의 핵심 쟁점에 대한 향후 협상 전략을 미국 측에게 답변한 것은 한국의 쌀 정책에 지장을 초래하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감사원에 '공익 사항에 관한 감사'와 국회에 FTA 쌀 청문회를 요구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 미국 대사 버시바우의 2007년 8월 31일자 보고 전문에 의하면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007년 8월 29일 미국 상원의원 포메로이와 버시바우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WTO 쌀 관세화 유예가 2014년 종료되면 한국 정부는 미국과 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되어 있다.
민변은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에는 법령에 의하여 비밀로 지정된 사항, 정책의 수립이나 사업의 집행에 관련된 사항으로서 외부에 공개될 경우 정책 결정에 지장을 초래할 사항에 대하여 이를 타인에게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는 쌀 의무수입량을 올해 수준(34만8000톤)으로 묶기로 하고 오는 2014년까지였던 관세화 유예 시기를 2012년으로 앞당긴 상태다. 민변은 "바로 이것이 김종훈 본부장이 미국 대사에게 말했다는 WTO 쌀 쿼터 협정의 종료"라며 "외교 전문대로라면, 이렇게 되면 한미FTA에 쌀이 제외된 문제에 미국과 재협상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한편에서는 쌀을 전면 개방할 준비를 하고 있는 반면 김 본부장은 한미FTA 서명 직후 미국에 쌀 전면 개방을 하면 한미FTA에 포함하는 것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며 "위 외교 전문에 나온 김 본부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쌀 산업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키리크스> 전문 내용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쌀 수입 문제는 WTO 양허표에 규정되어 있는 사안으로 향후 관세화 절차도 WTO 차원에서 협의될 것이며 한미 FTA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관된 입장"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민변은 "미국은 이미 WTO 회원국이고 한국이 쌀 전면 수입 개방을 선언하면서 매길 관세율 400%가 적정한 지에 대해 검증할 권한을 이미 보장받고 있다"며 "외교 전문에서 김 본부장이 말했다는 재논의는 한미FTA에 쌀을 포함시킬 것인가 여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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