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여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에 대해 재차 "오세훈 같은 탤런트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8일 홍준표 대표는 경기도 김포 해병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특정인은 안 된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도 "(선거가) 무상급식 2라운드가 돼서는 안되므로 오세훈 같은 정책과 인물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홍 대표는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에 대한 평을 자제하면서 "현재 거론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앞서 홍 대표는 주민투표 직후인 지난달 30일에도 "이벤트·탤런트 정치인은 안 된다. 제2의 오세훈이나 오세훈 아류는 안된다"고 말해 당내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인 나경원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당시 홍 대표는 나경원 최고위원의 후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나 지지도는 인기투표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安風'은 반짝 거품…빠지게 돼있다"
홍 대표는 이른바 '안철수 돌풍'에 대해서도 "반짝 거품일 뿐이고, 거품 인기는 빠지게 돼 있다"며 "얼마 전에 (지지율이) 20%였는데, 하루 사이에 50%가 됐다면 그게 거품이 아니냐"고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안풍'에 위기감을 갖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위기감이 아니라 여론이 민감했던 것"이라며 "그만큼 정치권 전체의 편싸움에 국민이 실망한다"고 답했다.
이어 홍 대표는 "(한나라당이) 야당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을 내야 지지층 결집을 강화할 수 있고, 지지층이 투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최적의 '맞춤형 후보'를 내는 게 도리"라며 "우리는 인재풀이 많은 만큼 먼저 링 위에 오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안풍의) 거품이 빠지는 시점에 당 내외에서 중지를 모아 맞춤형 후보를 내도 늦지 않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홍 대표는 민주당에 대해 "당내 인사보다 당외 인사들이 사실상 야권 전체를 뒤흔드는 모습이 되면서, 민주당의 존재 가치가 실종됐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우리는 인재풀이 많으니 천천히 해도 된다'는 홍 대표의 말과 달리, 현재 한나라당은 안철수-박원순 바람에 맞설 마땅한 대항마를 찾지 못해 후보 선정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론 김황식 총리 차출설 등 거물급 외부인사 영입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으나, 당 일각에선 여권 후보군 중 지명도 1위를 달리는 나경원 최고위원 외엔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 안에 좋은 분들이 많은데 매번 선거 때마다 당 밖에서 사람을 찾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볼지 염려된다"며 사실상 나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1일 천안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 자리에서도 나 최고위원에게 "홍준표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가 카르텔을 맺었나. 비겁하게 하지 말고 1대1로 하라고 그래라"며 '나경원 비토론'을 제기한 홍 대표와 박 전 대표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