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이 무상급식을 둘러싼 '복지 포퓰리즘' 논란과 관련 "복지 확대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당의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선택적·단계적 복지'라는 당의 기조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당내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남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시작과 과정, 마무리 등에 대한 당내 논쟁이 필요하다"며 "무상급식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 보선 낙관, 설득력 없어…'무상급식 2라운드'로 가면 진다"
특히 그는 주민투표에서 나온 25.7%의 투표율에 대해 "이것을 모두 한나라당 지지층이라고 상정해 '보수가 결집하면 이긴다'는 근거 없는 주관적인, 선거공학적인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주민투표가 '사실상의 승리'라며 "주민투표에서 내년 총선의 승리를 보았다"고 자임한 홍준표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남 최고위원은 이어 "이번 보궐선거 구도가 단순히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큰 프레임으로 갈 경우, 중도적 유권자에게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오세훈 전 시장이 시작했던 주민투표를 이어받아 '주민투표 2라운드'로 선거를 치르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고 실패할 확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주민투표 과정에서 개인에게 끌려 다녔는데, 인물 중심의 선거공학적인 접근을 우선시 하면 당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무상급식과 관련한 논쟁을 시작해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주민투표에 대한 당론이 정해지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각자가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 주민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복지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갈 것인지 결정하는 게 중요하며, 당내 논쟁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남 최고위원은 후보자 시절부터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하게 비판해왔고, 주민투표 무산 이후엔 "정치권 모두의 패배로 봐야 한다"며 '사실상의 승리'라고 평가한 홍준표 대표에게 반기를 들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