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 이는 5·18이 세계 민주화운동의 전형적인 사례임을 공인받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유네스코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10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권고를 받아들여 24일 오후(한국시각), 한국이 신청한 '일성록'과 '5·18민주화운동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이 같은 결과를 25일 발표할 예정이다.
일성록은 조선 후기 정조를 비롯한 국왕의 동정과 국정의 제반 운영사항을 일기체로 정리한 연대기 자료로서 1760년(영조 36) 이후 1910년(융희 4)까지 151년치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질만 편찬된 유일본이자 필사본으로, 총 2329책 전체가 온전하며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보관 중이다.
이로써 한국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1997년),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승정원일기(2001년), 해인사 고려대장경판과 여러 경판, 조선왕조 의궤(2007년), 동의보감(2009년)에 이어 모두 9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아시아 나라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며, 세계에서는 5번째로 많다.
향후 국내 현대사 정립 측면에서도 시사점 커
5·18 관련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2007년, 넬슨 만델라의 1963년 법원 판결 기록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적은 있지만 아시아 민주화 운동, 인권운동 측면에서 1980년 광주 상황을 등재했다는 점은 향후 국내 현대사 정립의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은 1980년 5·18 당시의 문서 자료와 사진·영상·구술 자료 등 수만 점에 달한다. '5·18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는 정부 기관 자료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자료, 사진·필름, 피해자 병원 치료 기록, 국가 보상 자료 등 방대한 자료를 묶어 지난해 3월 말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한미우호증진협의회 등 국내 보수단체가 "5.18은 북한 특수부대 군인들이 광주에 침입해 북한 지령에 따라 광주 시민을 무차별 사살한 것"이라며 등재 반대 청원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으나, "이미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 것인 만큼 그런 (단체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김황식 총리의 국회 답변도 IAC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기록유산은 1992년 유네스코가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2년마다 각국의 신청을 받아 새 등재 유산을 정한다. 4월 현재 세계 83개국 193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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