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리 원자력발전소 원자력 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6일 "정밀점검 결과 재가동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7년 설계 수명 30년이 다한 이후 10년 더 연장해 운영 중이던 고리 원자력1호기는 지난달 12일 전기 차단기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역시 수명을 연장해 운영 중이던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 유출사고가 터진 이후에 터진 이 사고로 고리 원전 1호기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으나 정부는 '재가동' 방침을 정한 것이다. 고리 원전 1호기의 연장된 수명은 2017년 6월까지다.
정부 "'수명연장' 고리 1호기 재가동에 문제 없다"
교과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고리원전 1호기의 주요기기와 설비의 안전성이 계속 운전에 적합함을 확인했다"면서 "최근 가동 정지의 원인이 됐던 일부 부품도 교체하는 등 재가동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외부 전문가와 KINS 검사원 등 총 56명이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3일까지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정밀 점검을 시행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어 한국수력원자력에 재가동 승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다만 고리원전 1호기는 장기 가동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매년 실시되는 안전검사에 계속운전과 관련된 점검 항목을 추가하고 점검 기간도 연장해 다른 원전과는 차별화된 안전 검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리 원전 1호기는 이날 오후 3시경부터 가동이 재개됐다.
전 원전에 침수 대책 강화…고리1호기 해안 방벽 증축
또 정부는 국내에서 운영 중인 원자력발전소 전체에 대해 '안전하다'는 결론도 내렸다. 정부는 지난 3월 23일부터 4월말까지 가동 중인 원전 21개와 연구용 원자로 등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교과부는 "현재까지 예측된 최대 지진과 해일에 대해서는 국내 원전이 안전하게 설계,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일본 원전사고를 계기로 최악의 자연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총 50개의 장단기 안전 개선 대책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고리 원전의 경우 해안 방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에 따라 증축하기로 했다. 고리 원전 지역에 해일이 덮칠 경우 예상되는 최고 해수위는 7.2m인데 현재의 방벽은 7.5m라 여유 높이가 0.3m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다른 원전의 여유 높이는 1.6~4.8m 가량인만큼 고리 원전 해안 방벽을 10m로 증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 원전에 △비상 디젤발전기 시설에 방수 시설 △차량에 장착된 이동형 비상발전기 △수소 제거 설비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전국의 방사능측정소를 현재 71개에서 12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고리1호기 재가동 반대…점검 결과 믿을 수 없다"
한편 고리 원전의 재가동이 결정되자 환경단체들은 이날 부산 기장면 고리원자력본부 앞에서 고리 1호기 재가동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반발했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와 수명연장반대 울산시민행동 등 부산.울산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설계수명 30년이 지난 고리1호기에 대해 정부가 정밀안전진단을 했지만 그 결과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진단 결과가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추려면 핵관련 전문가와 관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안전점검단에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해 점검을 해야 한다"면서 "당초 20일로 예정되어 있던 점검이 10일만에 끝난 것 역시 고리 1호기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형식적인 점검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최수형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정부가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고리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하고 국내 21기의 원전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노후원전에 대한 비판여론을 희석시키려는 물타기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재가동 결론을 내 놓고 짜맞추기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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