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에 이어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이 법원에 탄원서를 내는 등 다수의 영화감독들이 구명 운동에 동참했다. 또 영국의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의 팬 사이트에서도 "한국 쥐에게 자유를!"이라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박찬욱·봉준호 "이정도 관용과 유머도 없이 선진국이랄 수 있나"
▲ 문제가 된 '쥐 그림' |
박찬욱 감독은 "박정수 씨가 G20 홍보물에 그래피티 작업을 해 비록 공용물건 훼손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지만 이는 사회적으로 관용되는 예술의 범위를 확장해 표현의 자유를 높이고 우리 사회를 더욱 민주적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에서 비롯된 일이었음을 양지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감독은 "박 씨의 행위는 국민들에게 풍자적인 웃음과 해학을 제공해주었을 뿐, 어느 누구에게도 심대한 피해를 입히지 않았으며 국가의 위신을 실추시킨 바도 없다"며 "오히려 이러한 가벼운 사안에 무거운 형벌이 가해지는 것이 국가의 위신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는 국민들의 심기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점을 널리 헤아려달라"고 청원했다.
봉준호 감독은 "G20과 같은 국제적인 대규모 행사도 훌륭히 치러내는 우리사회, 이 정도의 풍자와 유머조차 가볍게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이는 실로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며 "이 정도의 관용과 유머도 없이 어떻게 우리가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특히 봉 감독은 1976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서 '고공 외줄타기 퍼포먼스'를 펼쳐 무단침입, 도로교통 방해 등으로 연행된 필리페 페팃의 경우를 들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뉴욕법원이 이 청년에게 "공연에서 뉴욕시 어린이들을 위해 외줄타기 무료공연을 1회 이상 실시토록 한다"는 판결을 내렸음을 지적하면서 "현재의 우리 사회가 1976년 미국 사회만큼의 여유는 최소한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윤철 감독은 "G20그래피티 사건은 이 사회의 아량을 시험하는 카나리아"라며 "지저귀는 그 소리가 멈추지 않기를 두손 모아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광수 감독은 "(박 씨의 행위는) 국민들에게 풍자적인 웃음과 해학을 제공해주었을 뿐, 어느 누구에게도 심대한 피해를 입히지 않았으며 구각의 위신을 실추시킨 바도 없다"며 "이번 사건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공용물건 손상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을 구형했다.
영국 '뱅크시' 팬사이트 "한국 쥐에게 자유를!"
한편 영국의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의 팬사이트(ratseverywhere.com)에서는 'Free the Korean Rat!'라는 제목으로 박 씨의 구명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런던칼리지에 다니는 한국 유학생에게서 받은 이메일을 게재하고 한국에서 박 씨가 G20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들은 검찰이 박 씨에게 10개월을 구형했다는 사실에 강조 표시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래피티는 예술의 한 형태이며, 최악의 경우 재산범죄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 처벌은 단순한 과태료 처벌을 받을 수는 있더라도 징역 10개월형에 처해질 일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한국의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한국 쥐에게 자유를'이라는 이미지와 '표현의 자유는 길거리 예술을 포함한 모든 표현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서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시 팬사이트는 사이트 방문자들에게 "이귀남 장관에게 같은 내용의 이메일 또는 편지를 보내자"고도 제안했다. 이들은 블로그에도 이들이 만든 '한국 쥐에게 자유를'이라는 이미지를 게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 뱅크시 팬사이트에서 만든 '한국 쥐에게 자유를!' 이미지. (http://ratseverywher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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