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에 따르면 4대강 공사 현장인 경기도 여주군 강천보와 이포보 가물막이가 1일 새벽 3시께 4분의 1가량이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가물막이는 교량이나 댐, 갑문 등 하천 또는 해양에 구조물을 축조하는 동안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널말뚝(sheet pile)이나 흙 등을 사용하여 임시로 막아 놓는 제방을 말한다.
황인철 녹색연합 4대강 현장팀장은 1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강천보와 이포보의 경우 보 공사를 위해 가물막이를 하고 일부의 물만 흘려보내고 있었는데 어제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가물막이 일부가 유실됐다"고 설명했다.
▲ 4대강 공사현장에 물이 흘러와 대형 크레인이 물에 잠겼다. ⓒ녹색연합 |
▲ 가물막이가 붕괴되면서 공사장 인부들이 사용하던 컨테이너 화장실이 강가로 떠내려왔다. ⓒ녹색연합 |
황 팀장은 "강천보의 경우 물이 공사장 안 쪽으로 들어가 300톤 규모의 크레인이 물에 침수됐고 그 안에 있던 공사 장비들도 모두 침수됐다"며 "인부들이 쓰던 컨테이너 화장실도 떠내려가 강변가에 나뒹굴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이포보는 가물막이가 터지면서 이포보 옆 재방까지 일부가 무너졌다"며 "이곳 제방이 완전히 무너질 경우 인근 주민들 상가나 식당에도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비가 더이상 오지 않아 물이 줄어들고 있어 그런 피해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가물막이 붕괴 사고로 인해 4대강 사업의 부실공사는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황 팀장은 "정부에서는 항상 4대강 사업이 안전하다고 홍보를 해왔지만 어제 국지성 비가 내렸다는 이유로 이렇게 큰 사고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어제 내린 비는 80~90mm 밖에 되지 않지만 여름에는 보통 100~200mm의 비가 내린다는 것.
황 팀장은 "근본적인 문제는 물을 가둬두는 4대강 사업의 문제"라며 "정부에서는 물을 가둬두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게릴라성 집중 호우가 발생할 경우, 아무런 대책 없이 그냥 비가 그치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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