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핵무기가 두려운 것은 그것을 가진 사람, 국가가 두려운 것"이라며 "이 친구가 가진 것은 위험하고 (또 다른) 이 친구가 가진 것은 괜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9일 '대통령과학장학생' 151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장학증서와 메달을 수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과학문명이 없다면 핵무기의 공포 위에서 살진 않을 것이지만 위험하다고 과학문명의 발전을 중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과학)문명을 통제할 수 있는 인간의 역량을 갖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핵무기는 폐기할 수도 있고 터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핵무기를 가진 사람, 국가가 두려운 것"이라며 "보편적으로 보면 가진 사람이 두렵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관계가 두려운 것"이라고 다소 복잡하게 말을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이 친구가 가진 것은 위험하고 (또 다른) 이 친구가 가진 것은 괜찮을 수도 있지만 그 판단을 누가 해야 하는가라는 숙제도 풀어야 한다"며 "과학하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문제도 함께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이날 발언은 과학영재들에게 성찰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핵무기 자체가 아니라 핵무기를 가진 사람, 그 사람과의 관계가 두려운 것'이라는 발언은 북한 미사일, 한미 관계, 북미관계 등 복잡한 동북아 정세에 대한 대통령의 고민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
또한 노 대통령은 "세종 재위 시절에 세계 최고의 과학문명을 꽃 피웠다"며 "정치가 잘되면 과학이 잘되는 것도 맞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 5년 가지고 책임을 지면 얼마나 지겠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다음의 5년도 이 5년의 지배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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