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tage |
- 재활용품으로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 작품의 재료로 쓰인 것 중에는 사용 하지 않았던 물건도 있긴 해요. 제가 재활용품이나 폐기물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을 보고 보통 사람들은 착각할 수도 있죠. 물건을 버리기 아까워서 한 번 더 써야 된다고 생각돼 이렇게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에요. 저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사람이 사용했던 물건을 택한 거거든요. 제 작품 중에 '국회의사당'이란 작품이 있어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뚫어뻥으로 만든 작품이죠. 뚫어뻥은 막히면 뚫는 거잖아요. 국회의원들이 업무 처리를 빨리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사용했죠. 속 시원하게 업무 처리를 해달라는 바람이요. 이런 식으로 물건을 사용해서 작품을 만들면 메시지 전달이 빨라요. 대부분의 작품이 이렇게 재료를 선택한 것이지 버리기 아까워서 사용한 것은 아니랍니다.
- 작품의 소재가 되는 재활용품이나 산업폐기물 등은 어디서 구하시나요?
집에서 사용했던 것들을 다 모아놨다가 사용해요. 쇠붙이 같은 것은 고물상에서 구입합니다. 제 주변 지인들도 버릴 물건이 생기면 우선 저에게 가져가라고 연락이 오죠. 일단 그 물건들을 확보를 해놔요. 그 후 당장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고민하고 생활하면 의미 있는 작품으로 다가오죠. '이 물건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하고 느낌이 옵니다.
-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 외에 작업 중인 작품이 있나요?
요즘 자동차 부품 스프링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이 물건으로는 새싹 같은 것을 만들 수 있죠. 스프링이 '봄'이잖아요. 그냥 처음 봤을 때는 자동차 스프링이지만 생각해 보면 '봄'이 될 수 있는 거죠.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소통하다 보면 메시지가 서서히 나와요. 그래서 저는 저에게 주어진 물건들은 우선 모두 확보를 해놓습니다. 시인은 단어로 요리를 하고, 저는 물건으로 요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여러 작품이 탄생될 때가 있고, 1년에 한 두 작품 나올 때가 있어요. 무조건 기계처럼 나오는 것이 아니에요. 저의 재료들은 현재 전 세계 인들이 열심히 만들고 있죠. 나를 위해서. 저는 모든 물건들로 작품을 만들 수 있으니까 따지고 보면 그렇죠? 하하.
- 작품들에 시사성이 짙은데요, 시사만화가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사만화를 25년 하다가 이쪽 분야로 넘어왔죠. 시사만화는 일종의 스케치잖아요. 스케치로 끝내긴 아까워서 간간히 작품을 만들었죠. 입체로 표현하면 영원 할 테니까요. 만화를 그만두면 작품 활동을 하려고 했어요. 이렇게 활동한지는 6년 정도 되네요. 지금 제가 하는 것도 일종의 만화죠. 입체만화. 그냥 그림보다는 만화가 더 재미있잖아요. 메시지 전달도 빠르고요. 제가 지금 하는 작품 활동의 명칭을 만들어 봤어요. '만화' 더하기 '조각'해서 '만조'. 하하. 제 작품을 정크아트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정크아트가 아니라 재미있는 입체만화조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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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의 현실을 볼펜과 화장실용 뚫어뻥으로 만들어 풍자한 '국회의사당'이나 인터넷 익명성의 병폐를 다루기 위해 마우스와 키보드로 제작한 '네티즌' 시리즈 등 입니다. '네티즌' 시리즈에서 수류탄, 키보드 자판 등을 사용했어요. 수류탄을 사용한 것은 네티즌들이 리플 하나로 사람을 죽이는 공격을 하잖아요. 그런 메시지를 던진 작품이에요. 또 제 작품 중에 도끼로 만든 '현대인 부부'가 있어요. 부부는 결혼 십 년차가 되면 서로 찍어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산다잖아요?
- 이번 전시의 특징, 관람 포인트가 있나요?
'포인트라기보다는 늘 사용하던 물건이 이렇게 변신이 되고 이런 메시지 전달도 하는 구나' 하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모든 물건은 용도가 있잖아요. 하지만 용도와 다르게 상상력을 부여해서 색다른 모습으로 탄생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이번 전시를 하게 된 계기는요?
하남문화예술회관은 지역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라고 만든 곳이잖아요. 구석구석 문화를 즐기라고 이런 곳들이 퍼져 있는 거죠. 그래서 제가 직접 찾아오는 거예요. 구석구석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즐기라고요.
- 앞으로의 전시계획이나 새로운 전시 일정이 있으신가요?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의 전시가 끝나면 여름 방학동안 충무아트홀에서 전시를 할 예정이에요. 작년에 충무아트홀에서 전시를 한 적이 있어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도 했고, 자주 전시를 해요. 한 번 전시를 하면 반응이 좋아서 또 하자고 하십니다. 하하.
- 관객들이 전시 관람 후 어떤 것을 느끼고 돌아갔으면 하시나요?
제 전시를 본 아이들은 버려야 할 물건도 안 버리고 무언가를 만들어 보려고 해요. 상상력이 허공에 막 떠다니게 되는 거죠. 마음속에서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겠다는 욕구가 부글부글 끓죠. 눈에 띄는 모든 사물들이 새롭게 인식되는 거죠. 한 물건이 이렇게도 되고 저렇게도 됩니다. 전시를 보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고, 설치작품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길 바랍니다. (문의 031-790-7979 / www.hnar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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