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랑 이현민(34)씨는 얼마 전 비뇨기과를 찾았다. 불임이나 성병 등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결혼한 주변 친구들을 보니 불임이나 부부 관계 등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하다 보니 여러 걱정도 들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도 웨딩검진이 필요한 것 같아 비뇨기과를 찾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웨딩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웨딩촬영, 혼수 준비, 예단, 신혼여행 등 예비신랑신부가 신경 써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웨딩검진'이다. 이전에는 출산을 해야 하는 여성만이 결혼 전후 산전 검사로 성병, 질 분비물, 자궁 등의 검사를 받았다면 최근에는 남성들도 웨딩검진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 김도리 원장은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성(性)에 대한 의식이 빠르게 개방되면서 불임, 성병을 예방하기 위한 웨딩검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행복한 부부관계와 배우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딩검진은 보통 결혼 2~3개월 전에 받는 것이 적절하다. 검사 결과는 1주일 정도면 확인할 수 있지만, 결과에 따라 예방접종이나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어 시간적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성병 등 질병 검사 = 남성들이 받아야 할 대표적인 웨딩검진에는 성병 등과 같은 질병검사, 불임, 성기능 저하 등이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 김도리 원장은 "일반적으로 성병균은 치료 전에는 절대 없어지지 않고 잠복기로 인해 성병 감염여부를 알 수 없어 결혼 전 반드시 성병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성병은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보균이 오랫동안 지속됐다면 요도염, 전립샘염, 부고환염 등으로 발전될 수 있고 배우자에게 균이 전염돼 자궁, 난소, 질 등에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검사는 오줌과 정액의 채취, 음낭 초음파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히 할 수 있다.
▶불임 검사 = 최근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각종 환경 호르몬 노출 등으로 젊은 남성의 정자 상태가 부실해 불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자의 개수와 활동성, 기형·염증 여부 등을 정밀하게 검사해 이상 여부를 판단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급증하고 있는 전립선염과 전립선 비대증에 대비해 조기검사를 받은 것도 불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립선염은 방치하면 조루나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세균성 전립선염은 배우자에게 전염되어 불임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웨딩검진에 전립선 검사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성기능 검사 = '속궁합'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성기능 검사는 남성의 강직도나 지속 시간 등 발기 기능과 사정 조절 등의 검사를 통해 성기능이 원활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검사다.
발기부전이나 조루 등 성기능 장애는 적절한 치료와 부부간의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행복한 신혼생활을 위해 성기능 검사는 웨딩검진의 필수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비뇨기과 전문의 김도리 원장은 "최근에는 예비 신랑신부가 함께 비뇨기과를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화와 적절한 검진치료는 서로 신뢰를 쌓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비뇨기과 전문의 김도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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