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계륵 대통령'이라는 해설성 기사를 실은 <조선일보>와 '세금 내기 아까운 약탈정부'라는 칼럼을 실은 <동아일보>를 향해 "두 신문의 해악성은 마약과 같은 심각성과 자극성을 느끼게 한다"며 "무분별한 행위를 계속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칼을 빼들었다.
"사회적 목탁이 아니라 사회적 마약"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28일 오후 "오늘 우리는 금도에서 벗어난 일부 언론의 '사회적 일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조선일보는 오늘 국가원수를 '먹는 음식'(계륵: 닭갈비)에 비유했고 동아일보도 오늘 칼럼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세금 내기 아까운 약탈정부'로 명명하고 어제는 국가원수를 '저잣거리의 안주'로 폄훼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기사 곳곳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섬뜩한 증오의 감정이 깊이 묻어 있어 해설이나 칼럼의 형식만 띄고 있을 뿐 침 뱉기이고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두 신문의 최근 행태는 마약의 해악성과 심각성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수석은 "정당한 비판은 얼마든지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겠지만 두 신문의 최근 모습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라며 "절제력을 잃고 '선정적 제목장사'로 대통령과 정부를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행위를 계속 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계륵'기사를 실은 <조선일보>의 문제점만 지적했던 청와대가 <동아일보>에게까지 전선을 확대한 것에 대해 한 관계자는 "사실 내용은 그 쪽(동아일보)가 더 심하다"고 말했다.
동아 "코드 정책 덕에 아파트 값 떨어지면 눈 뒤집힌다"
28일자 <동아일보>는 '세금 내기 아까운 약탈 정부'라는 논설위원 기명칼럼을 실었다.
이 신문은 현 정부의 부동산 세제를 강력히 비판하며 "부패는 내가 돈을 뜯기지 않는 이상 직접 피해를 본다는 느낌이 덜하지만 사유재산권 침해는 삶의 의욕까지 떨어뜨리는 치명적 '체제 부정'"이라며 "먹을 것 못 먹으며 장만한 강북 소형 아파트 값이 코드 정책 탓에 뚝뚝 떨어지면 눈이 뒤집힌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집값은 제자리인데 재산세 부과 기준을 바꿨다며 세금만 더 내라니, 앉은 자리에서 도둑 맞는 기분"이라며 "남의 재산을 훔쳐가는 도둑만 도둑이 아니라 지배세력이 자기 이익을 위해 법, 세금, 제도, 코드 인사, 비효율적 경제정책 등 공권력을 이용해 국민 재산을 축내는 것이 도둑 정치"라고 규정했다.
이어 "언제 내 재산 약탈 당할지 모르는데 이 나라에 투자하고 싶을 리 없다"며 "제 손으로 국민의 일자리를 뺏은 정부가 또 혈세 처들여 '사회적 일자리''를 만든다니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전날에는 '대통령만 모르는 노무현 조크'라는 편집부국장 칼럼을 통해 "최근 시중에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노무현 조크' 두 토막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칼럼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회장은 노혜경 씨지만 '노무현이 사기 친 모임'의 대표는 대선 일등 공신이었으나 옥고를 치른 뒤 팽된 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 '노무현을 사기 친 모임'의 대표는 황우석이고, '노무현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는 희망자가 너무 많아 경선 중이라고 한다"며 시중에서 떠도는 농담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
청와대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대해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도 "최근 들어와서 보도의 사실성과 객관성, 그리고 공정성 등 우리가 이야기 하는 언론보도의 기능을 넘어서는, 언론 이하의 기사가 난무한다는 판단"이라며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상황점검회의에서 그 부분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며 "지금은 자유를 남용하고 방종에 이른 심각한 상황"이라며 구체적 대응방안과 관련해서는 "검토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또한 정 대변인은 "이는 '특정언론'에 한정된 것"이라고 덧붙여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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