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비'라고 했던 설 연휴가 지나서도 구제역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최대 축산단지인 충남 홍성과 경북 울진, 경산에 이어 부산에서도 구제역 양성 농가가 나왔다. 지금까지 부산에서는 단 한 차례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었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5시께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돼지농가에서 첫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며,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검사 결과 구제역 양성으로 판명났다. 이 농가는 지난달 20일 돼지를 출하하면서 경남 김해시 구제역 발생 농가에 들렸던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져 이미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졌던 곳이다.
이 농가에선 설 연휴 기간이던 지난 5일 새끼돼지 50여 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6일부터는 62마리의 어미돼지 중 8마리의 유두와 코에 수포가 생기고, 다리를 저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이 나타났었다.
시는 이에 따라 이 농가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 555마리와 염소 7마리 등 모두 652마리를 오늘 중으로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 농가에서 사육 중인 소 3마리는 이미 예방 백신을 맞았으며, 아직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통 방역'을 펼쳤던 충남 천안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산하 축산자원개발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구제역이 얼마나 통제하기 어려운 전염병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농장은 철통 방역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이 농장에서 키우는 어미돼지 13마리의 콧등에 물집이 생기고 먹이를 잘 먹지 않자 모두 살처분했고, 6일에도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9마리를 추가 살처분했다. 5일 살처분한 13마리의 돼지 중에는 2마리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농장은 430만㎡에 젖소 350마리, 돼지 1645마리 등을 사육 중이며 1월 4일 사육 중인 모든 소와 돼지에 1차 백신 접종을 했고, 1월 28일에는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쳤다. 1차 접종을 기준으로 한 달이 다 됐음에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돼지의 경우 소와 달리 백신 접종 이후에도 항체 형성률이 적게는 40%, 많아도 80% 수준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밖에 설 연휴 기간 충남 홍성과 경북 울진, 경북 경산의 돼지농장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살처분 규모는 316만 마리를 넘어섰다.
7일 현재 구제역은 8개 시·도 68개 시·군·구, 152곳으로 늘어났다. 가축별로는 △소 3667농가 14만9844마리 △돼지 1652농가 300만6283마리 △염소 207농가 5354마리 △사슴 138농가 2969마리 △산양 2마리 등이 살처분됐다.
이에 경남 김해를 비롯해 충남 일부 지역에서는 초·중등학교의 개학을 연기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한 양산에 거주하는 학생에 대한 등교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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