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이 3일 의식을 회복했다. 구출 작전 중에 총상을 입은 지 13일 만이다. 아직 의식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몸 상태가 호전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석 선장은 이날 오전 7시 인공호흡기를 떼자 자가호홉을 시작했고, 오전 8시30분께 기관내 호흡관을 제거하자 얼굴을 움찔하면서 눈을 떴다.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석 선장이 의식을 회복한 뒤 중환자실 벽에 붙어 있는 '석 선장님, 여기는 대한민국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보고 미소를 지었고, 의료진이 미소 짓는 이유를 묻자 "좋아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석 선장은 전날부터 아내 최진희(58) 씨가 '여보' 하고 부르면 눈가에 눈물이 고이고, 통증 시험에 반응을 나타내는 등 의식을 회복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석 선장은 이날 눈을 뜬 것은 물론 아내와 눈을 마주치고 미소도 짓는 등 상당한 차도를 나타냈다.
다만 석 선장이 의식을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아내 최 씨는 "말을 하려는 듯 입을 움직이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오랜 수면과 장기간의 진통제 투여로 인해 아직 정확한 대화는 힘들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병원 측은 석 선장의 상태를 좀 더 지켜본 뒤 절개 상태에 있는 복부 총상 부위를 봉합하고 부러진 팔 다리는 접합하는 정형외과 수술을 실시할 계획이다. 석 선장은 패혈증과 폐부종, 범발성 혈액응고 이상(DIC) 등의 증상으로 위중한 상태였으나 수술과 항생제 치료 등을 통해 완만하지만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특히 DIC 증상과 관련해 혈소판 수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정형외과 추가 수술이 가능할 전망이다.
구출 작전 과정에서 4발의 총을 맞은 석 선장은 오만에서 총에 맞아 부서진 왼쪽 팔 뼈와 대장 및 간 파열 부위에 대한 수술을 받고 몸에 박힌 총알 2개를 제거했고, 국내로 이송된 뒤에는 복부 총상 부위와 오른쪽 겨드랑이부터 허벅지에 이러는 광범위한 염증 괴사조직과 고름을 제거하고 남은 총알 2개를 빼는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되찾자 가족들은 감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내 최진희 씨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설에 큰 선물을 받았다. 세상을 다시 사는 느낌"이라고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고, 둘째 아들도 떨리는 목소리로 "살아나 주셔서 감사하다. 여태까지 참고 견딘만큼 더 견뎌내 주시길 아버지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내 최 씨는 "남편이 건강해지면 배는 절대로 못 타게 해 악몽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아주대병원 유희석 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석 선장이 쾌유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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