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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녀는 지금 암네리스 앓이 중, 뮤지컬 '아이다' 배우 정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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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터뷰] 그녀는 지금 암네리스 앓이 중, 뮤지컬 '아이다' 배우 정선아

암네리스와 혼연일체된 정선아의 매력

누군가가 영원한 사랑의 감동을 이야기할 때 자신의 신음소리를 삼키며 아파해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상처를 헤집고 드러내야 사랑을 간직할 수 있었던 파라오의 위대한 딸이 있었다. 뮤지컬 '아이다'의 암네리스, 그녀는 그렇게 박물관에 잠들어있지만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누비아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기대하며 찾아온 관객들은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아픔과 짝사랑에도 공감한다. 그녀의 예상치 못한 성숙한 사랑이 공연의 감격을 더 한다. 그뿐이 아니다. 그녀는 공연의 볼거리까지 완성시킨다. 암네리스는 화려한 카리스마를 선사했다가 어느 순간 돌변해 섹시하게 관능미를 내보인다. 암네리스에 흠뻑 빠져 마음껏 끼를 발산하고 있는 배우 정선아가 있기에 가능한 일인 듯 보인다. 암네리스와 혼연 일체 배우 정선아를 만났다.

▲ ⓒNewstage

Q. 뮤지컬 '아이다'는 오디션에 정말 내로라하는 국내 여배우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선택된 배우 정선아만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외국 사람이 좋아하는 보이스를 가졌나봐요(웃음). 뮤지컬 '드림걸즈' 의 외국 스태프들도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제가 두성을 써 고음을 내지 않고 진성으로 고음을 내는데 그런 것을 좋아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게 '아이다'는 꿈의 뮤지컬이였어요. 외국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작품의 오디션은 더 치열해요. 배우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별로 없으시니까 정말 캐릭터에 잘 맞고 실력 위주로 택하시죠. 그래서 더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실 5년 전에 '아이다'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어요. 정말 많이 준비하고 칼을 갈고 있었죠(웃음).

▲ ⓒNewstage
Q. 극 중 역할 '암네리스' 이야기를 해볼께요. 극 후반부에 자신이 사랑하던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사랑을 존중해주는 사형 선고부분은 '암네리스'의 대단한 결정이자 작품의 반전이라고 생각해요. '암네리스'는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저라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9년 동안 약혼을 하지도 않았겠죠(웃음). 사실 암네리스에게도 그 결정은 쉽지 않았어요. 정말 충격이었을 거예요. 성숙하거나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감정을 빨리 처리 할 수도 있을 텐데 암네리스는 그런 인물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자신의 진정한 사랑에 대해 암네리스는 알았던 것 같아요. 그 장면 전에 '왜 이제야 알게 됐는지'라는 넘버 가사가 나와요. 암네리스는 그 넘버를 부르면서 감정을 철저히 깨달았던 거죠. 자신의 짝사랑뿐 아니라 그 둘의 이야기도 사랑이라 믿은 거에요.

Q. 1막의 '암네리스'와 2막의 '암네리스'는 전혀 달라요. 극이 흘러가면서 점점 똑똑해지는 느낌까지도 받았죠.
암네리스가 1막에서 똑똑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라다메스를 향한 사랑에 빠져있어 멍청해 보일 뿐이죠. 극 초반부 패션쇼 장면이나 감정적인 행동들도 가슴한 구석이 휑한 마음을 채우기 위한 수단인 것 같아요. 외국 스태프도 제게 '암네리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공주지만 성적 욕구 불만이 있는 캐릭터라고 이야기 해주더라고요.

▲ ⓒNewstage
Q. 감정이입을 하다보면 라다메스와 아이다가 실제로 밉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부럽기도 하고.
그럼요. 라다메스가 내게는 눈길도 한 번 안주더니 아이다랑은 진한 스킨십들을 하니까 부럽죠. 저도 암네리스처럼 욕구 불만인가봐요(웃음). 암네리스에게 많이 빠져있어요. 패션쇼 장면에서는 정말 즐겁고 재밌게 하고 라다메스에게도 푹 빠져있죠.

Q. '아이다'의 사랑이야기만큼 '암네리스'의 사랑이야기도 슬프고 애절해요.
저도 대사하면서 겉으로는 울지 않고 오히려 냉정하게 이야기하지만 가슴은 찢어져요. 무대 뒤에서 의상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라다메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러지'하고 앉아있을 때도 있어요. 펑펑 울고 싶을 때도 있고요. 그래도 울면 안 되죠. 제가 거기서 우는 것을 관객은 원하지 않으니까.

Q. '암네리스'가 자신과 닮아서 좋다고 인터뷰 한 것을 봤는데 어떤 점이 닮았다는 건가요?
암네리스는 똑똑하죠(웃음).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 튀는 매력이 있어요. 예쁘게 화장하고 꾸미고 이런 것도 좋아하고요. 고상하고 우아한 공주의 느낌은 전혀 아니죠. 사랑에 솔직한 모습도 저랑 닮았어요. 사랑에 아파본 것도 닮았고요.

Q. 뮤지컬 '아이다'에 원 캐스트 이야기가 빠질 수 없죠. 프레스콜에서 '체력적으로는 자신있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 어떠신가요.
괜찮아요. 겨울이라 감기를 제일 조심하고 있는데 사실 2주전에 걸렸었어요. 삼일 동안 아팠는데 다행히 무대에서 많이 티는 안 났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하죠.

▲ ⓒNewstage
Q. 그래도 원 캐스트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는 원 캐스트가 정말 좋아요. 더블 캐스팅 이상인 경우에는 내일 쉬니까 오늘 좀 놀아볼까 할 때도 있는데 원 캐스트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죠. 가습기도 매일 틀어놓고 자고, 자기 관리도 더 잘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한 '암네리스는 내 거다' 이런 느낌도 들고 배역에 책임감도 커져요. 배우들끼리의 단결심도 커지고 호흡도 완벽해지는 것 같아요.

Q. 어린나이에 데뷔해 뮤지컬 무대에만 계속 섰어요. 영화나 방송, 음반 등 다른 분야로의 진출은 생각해 본 적이 없나요?
영화나 드라마 출연 제의가 온다면 좋은 기회고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아직까지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뮤지컬 무대가 정말 매력적이고 좋아요. 아, 기회가 된다면 CCM 음반을 내고 싶어요. 배우가 원래 남의 삶을 사는 거잖아요. 그래서 작년 우울증 비슷한게 오기도 했어요. 신앙의 힘으로 많이 극복을 했죠. 제게 이렇게 달란트를 주신 것에 대한 소명도 발견하게 되고요. 빛과 소금으로 살고 싶은 소망이 생겼어요.

Q. 얼마 전, 뮤지컬 관계자가 뽑은 2011년 기대되는 배우에 전동석과 함께 1위로 뽑혔는데 알고 있었나요? 2011년 계획이나 특별한 목표가 있다면요.
처음 들었어요. 유망주, 기대주라고 하기에는 데뷔가 벌써 10년이 다 되가는데 부끄럽네요. 하지만 들을 때마다 감사하죠. 그만큼 가능성을 봐주시는 거잖아요. 사실 제가 다작배우는 아니에요. 그런데 올해 감사하게도 많은 작품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2011년 기대주라고 해주신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께요(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다했는데... 아! 뮤지컬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미니홈피나 트위터 등으로 어린친구들이 많이 물어봐요. 일일이 대답해주면 좋을 텐데 그렇게 못하니까 이렇게라도 해야겠어요.

'한 번 해볼까'해서 장난처럼 무대에 서는 것은 반대에요. 안돼요. 정말 신성하게 생각해야죠. 하지만 평생을 걸만한 꿈이 있고 노력이 있다면 누구나 무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격려해주고 싶어요. 끼가 없고 정말 내성적인 친구들도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는 거 많이 봤거든요. 하루 빨리 잘하는 친구들이 뮤지컬 무대에 올라 함께 섰으면 좋겠어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늦었다고 생각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힘내라고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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