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趙의 귀환'…'핵폭탄'인가 '공포탄'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趙의 귀환'…'핵폭탄'인가 '공포탄'인가

범여권 지각변동 주목…한나라도 '균열' 여파

민주당 조순형 전 의원이 7.26 재보선(서울 성북을)을 통해 돌아왔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주역인 정치인 조순형의 정계 복귀 자체도 의미심장하지만, 이 결과가 반노(反盧)-비(非)한나라당 세력 결집의 신호탄으로 작용할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정계개편의 속도와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득의양양' 민주, 정계개편 잰걸음 예상

민주당은 의석수 1석 추가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무엇보다 2004년 이후 열린우리당이 한번도 승리하지 못한 재보선에서, 그것도 서울에서 깃발을 꽂음에 따라 반노-비한 세력의 이합집산을 도모하기 위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뗐다.

더욱이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조 전 의원의 귀환은 광범위한 반노 감정의 재확인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이에 따라 헤쳐모여 식의 정계개편을 향한 민주당발(發) 물밑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선 뚜껑이 열리기 전부터 한화갑 대표가 열린우리당 정대철 전 의원, 염동연 의원 등과 잇따라 회동해 정치권 새판짜기를 논의한 것도 민주당의 향후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그러나 조순형 전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분당 이후 이념과 노선, 정책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는 만큼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하더라도 두 당의 합당에 대해 반대한다"고 '한화갑 구상'과 상당히 다른 입장을 피력한 점 등은 양당 통합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연전연패' 우리, 내부논란 불가피

열린우리당은 정계개편의 기선 제압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당은 재보선 패배와 관련해 "예견된 결과"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전통적 강세지역인 서울 성북을에서 자당 후보가 3위의 수모를 겪은 파장은 쉽게 가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31 지방선거 패배에 비교할만한 것은 아니지만 지도부 책임론도 통과 의례로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조순형 전 의원의 승리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 논란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당내 친노-반노 대립이 격화돼 당 분열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과의 통합론의 재부상, 노무현 대통령 탈당 문제 등 메가톤급 논쟁이 분출될 여지도 있다.

또한 지난 5.31 지방선거 후 두 달간 걸어 온 '김근태 체제 1기'에 대한 회의적 평가가 확산되고 있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당 복귀로 김 의장의 구심력도 상당부분 위협받는 상황이어서 숨죽이고 있던 계파 간 갈등이 다시금 표면화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 역시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릴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갖고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건 전 총리도 민주당의 재보선 승리가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정계개편의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점은 그에게 유리한 상황 전개이지만, 민주당이 고 전 총리에 대한 '저자세'에서 탈피하게 된 점은 역관계의 상당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 영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조순형 전 의원이 당내 발언권을 높여갈수록 '고건 모시기' 경쟁의 한 축이 무너질 수도 있다. 당 대표까지 지냈고, 이제 6선의 관록까지 겸비한 조 후보의 비중을 고려할 때 한화갑 독주체제에 일정한 제동이 불가피해진 점이 이와 맞닿아 있다.

재보선 불패 깨진 한나라, 후폭풍 불가피

조순형 전 의원의 복귀는 한나라당에도 직간접적인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범여권에 대한 견조한 우위가 깨지면서 '강재섭 지도부'의 연착륙이 어려워졌다. 지도부는 재보선 불패의 신화가 무너진 데에 따른 책임론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특히 7.11 전당대회 후 지도부 내부의 반복되는 갈등, 수해지역 골프, 호남 비하 발언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한나라당의 총체적인 도덕적 해이에 대한 심판이 이번 재보선 결과로 드러난 것도 정권탈환에 대한 경고음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대권주자들이 재보선 지원에 총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의 재보선 전승 행진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이들의 '대중적 파괴력'에도 흠집이 난 결과가 됐다. 강재섭 대표의 전열 재정비가 더뎌질 경우 이들 대권주자들 사이의 균열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계개편과는 무관"

한편 조 당선자의 복귀가 곧바로 정계개편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로 열린우리당 쪽에서 그런 관측이 나온다.

이목희 전략기획본부장은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조 당선자의 존재가 정치지형의 변화와 관련해 큰 의미가 있다는 해석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실망해서 이탈한 표가 지명도 높은 조 당선자의 지지로 이어진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 본부장은 "조순형 당선자의 당선을 축하면서도 그것이 이른바 정치지형의 변화와는 무관하다는 게 우리들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조 후보의 당선을 탄핵에 대한 지지의 뜻으로 보는 해석은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부활된 것에 오히려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