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함바 비리'와 관련해 이명박 정권 인사들의 이름이 자꾸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여환섭)는 구속된 함바집 운영업자 유상봉 씨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배건기 감찰팀장에게도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 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에 파견 근무를 했던 경찰 출신으로 이 대통령이 시장 직에서 물러나자 경찰복을 벗고 대선 당시 경호를 맡는 등 이른바 'S라인'이라 불리는 서울시청 출신의 대통령 측근 인사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2월에는 노상에서 앞 차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배 씨는 '함바 비리' 사건에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결백을 주장하며 9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S라인' 인사인 최영 강원랜드 사장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유 씨는 최 씨에게도 수천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3년 서울 강서구청 부구청장을 지내다 서울시청으로 옮겨 온 뒤에 2007년 1월까지 산업국장·경영기획실장을 맡았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서울시 산하 SH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서울시 공무원으로서는 최고의 관복(官福)을 누렸다. 그는 강원랜드 사장까지 차지하는 등 이명박 정권에서 승승장구 행진을 이어왔다.
최 사장 역시 유 씨의 진술 내용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씨가 각종 재개발과 건축을 주도하는 SH공사 사장이었다는 점에서 유 씨의 로비 대상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의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같이 이명박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함바 비리' 사건에 실명으로 거론되자 검찰의 수사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가에서는 "집권 3년차가 지나면 권력형 비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 속설이다.
이에 이미 퇴임한 강희락 전 경찰청장보다 일단 배건기, 최영 씨 두 사람의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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