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사태로 인해 가축 대량 살처분에 나섰던 수의사들이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 하고 사직서를 내거나 휴직 신청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경기도 지역 언론에 따르면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등에 근무 중인 수의사 80여 명 중 이직을 이유로 사의를 표하거나 휴직을 신청한 수의사가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들이 현장에서 이탈할 경우 살처분 작업에 차질이 우려돼 도에서는 이들에게 계속 근무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도에서는 수의사 충원 계획도 세우고 있다.
구제역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잠잠했던 경북 지역에서도 봉화에서 다시 구제역이 발생했고, 충북 청원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봉화의 경우 이미 구제역이 발생해 살처분과 방역 작업이 이뤄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12일만에 다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고, 충북 청원도 지난 4일 백신 접종이 실시된 지역이다.
이로써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만 6개 시·도 50개 시·군으로 확대됐고, 매몰 가축도 128만 마리를 넘어섰다. 소의 경우 국내 전체 사육 규모 335만여 마리 중 10만여 마리가 살처분 돼 3%에 이르고, 돼지는 988만여 마리 중 12%인 117만여 마리가 살처분 됐다.
축산 농가 뿐 아니라 국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가축의 이동이 원천적으로 차단이 돼 있는 상태여서 기본적인 공급 부족에 지역간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설 연휴를 앞두고 축산물 가격이 급등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보상금 등 국민의 세금으로 내야 할 정부 지출도 1조3000억 원 대에 이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도 확산 일로다. 전남 영암군 가금류 농장 3곳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됐고, 충남 천안·아산, 전북 익산 등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됐다. 이밖에 전남 구례·함평·나주, 충남 서천, 경기 안성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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