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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삼총사'에서도 빛나는 그의 카리스마, 배우 조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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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터뷰] 뮤지컬 '삼총사'에서도 빛나는 그의 카리스마, 배우 조순창

[한 배역 두 배우 - 리슐리외를 말하다]

뮤지컬 '남한산성'에서 무섭도록 내질렀던 카리스마 청나라 황제를 기억하는가. 짧은 시간 등장해 무대를 휘어잡았던 그가 생생하다. 뮤지컬 배우 조순창, 그가 이번에는 바다를 건너 유럽 프랑스의 왕과 귀족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재무장한 뮤지컬 '삼총사'에서 그가 리슐리외 역에 새롭게 캐스팅돼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무대 밖에서 만난 그의 첫 인상은 카리스마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순박함이었다. 덧니를 드러내며 웃고, 배우들의 성대모사를 선보이며 예측할 수 없는 개그로 사람을 웃게 해주는 천상 착한 남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남자가 어째서 악역만 도맡아 할 수 있을까가 정말 의심될 정도. 그는 어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냐는 식상한 질문에도 깊이 고민하며 "얼굴이 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얼굴이 크면 사람들 기억에 잘 남고 표정도 잘 보일 테니까요"라고 순진하게 말해준다. 배우 조순창을 만나 뮤지컬 '삼총사'의 리슐리외와 루이 왕을 고민해봤다.

▲ ⓒNewstage
Q. 이번 공연에서 조순창의 모습에서는 배우 이정렬과는 또 다른 모습의 리슐리외가 보인다. 캐릭터를 어떻게 잡고 시작했나.
사실 힘들었어요. 뒤늦게 삼총사 연습에 합류하게 됐거든요. 그러면서 정렬 형님이 '왜 저렇게 하시지'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형님의 리슐리외를 많이 훔쳤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정렬형님이 제게 와서 리슐리외에 대해 A4용지에 한 번 적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문학 작품의 캐릭터 분석을 하듯이 말이에요. 루이 13세와 리슐리외에 대해 그 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저만의 캐릭터를 찾아가게 됐던 것 같아요.

Q. 공부한 결과 찾아낸 루이 왕과 리슐리외는 어떤 인물이었나. (작품에서 그는 쌍둥이로 출연하는 루이 왕과 리슐리외 1인 2역을 맡고 있다.)
루이 13세는 어머니 밑에서 오랫동안 있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마마보이 느낌의 왕을 가져가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어요. 또한 리슐리외는 남들이 넘 볼 수 없는 당시 최고의 권력가였어요. 그래서 악인의 느낌보다는 훌륭한 사람으로 비추게 해주고 싶었죠. 루이 왕과 리슐리외를 비교했을때 누가 봐도 저런 왕보다야 리슐리외가 왕이 되는게 낫겠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런데 아쉽게도 그러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났어요. 작품에서는 삼총사가 지키고 싶은 왕이어야 되어야 하니까요.

Q. 왕과 리슐리외 캐릭터를 각각 살리기에 극에 출연하는 시간이 너무 짧고 또 극이 작게 느껴진다.
그래서 시도가 많아요. 어리숙한 왕이 되기도 해보고 멀리서 지켜보고 싶은 왕을 표현하기도 해요. 1막에서 나오는 루이 왕은 사실 귀족들한테 정신 못 차리는 어리바리한 왕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정신은 온전하나 귀족들을 몰래 씹는 풍자적인 왕을 한 번 시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 번은 진지하게 했는데, 처음에 제가 그렇게 해버리니까 극 전체가 진지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 극 분위기를 띄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무대에 서고 있어요(웃음).

▲ ⓒNewstage
Q. 작품이 진행되고 있는데 캐릭터에 계속 여러 시도를 한다는 것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나.
저는 작품의 시작과 끝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무대는 판에 박힌 작품이 아니잖아요. 무대를 찾는 관객들은 캐릭터의 살아있음을 보러 오시는 거 아닌가요. 공연이 진행될 수록 왕과 리슐리외와 점점 가까워지고 싶은 것이 욕심이에요. 마지막 공연쯤에는 완벽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에 다시 한 번 보러 와주세요(웃음).

Q. 관객들이 삼총사 리슐리외나 왕을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나.
제게는 리슐리외가 머릿속에 많이 있어요. 리슐리외를 생각하면 정말 슬퍼요. 극 중에서 리슐리외가 죽는 장면이 있는데 무대에 내려와서도 계속 흐느껴요. 리슐리외가 의도는 나빴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열심히 살았지만 왕인 형의 그늘에 늘 있었던)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은 눈치 채지 못하셨을 수도 있지만 리슐리외가 커튼콜 때 반지를 끼고 나가요. 그렇게라도 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죠. 악인보다는 슬픈 캐릭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Q. 극 시작에 등장하고 작품 마지막에 나온다. 작품 흐름을 읽기에 어렵지는 않나.
어렵지 않아요. 극에서 삼총사들의 이야기와 리슐리외, 루이왕의 이야기가 다르잖아요. 메시지나 캐릭터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것보다 대기실에 있는게 어려워요(웃음).

Q. 대기실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며 다음 장면을 기다리나?
작품에 집중하고 대본을 보고 있어요(웃음). 정말로 아직까지는 대본을 보고 있기는 한데 요즘 스마트 폰이 잘나와서....(웃음)

Q. 2010년 한 해 동안 정말 바빴던 배우 중 하나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몬테크리스토', '남한산성', '삼총사' 등 대작을 이어서 달렸다. 특별한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계속 관객, 대중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배우로서는 고마웠던 한 해였어요. 잘해냈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 ⓒNewstage
Q.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검사, '남한산성'의 청나라 황제, '삼총사'에서 리슐리외까지 악역으로 계속 출연했다. 부담은 없나?
사실 공통점이라면 악역 말고도 30분 이상 안 나온다는 점도 있어요(웃음). 청나라 황제 역은 제게 무서운 카리스마를 만들어준 작품이라서 기억에 남고 감사해요. 사람들 마음 속에 삼총사의 '리슐리외'도 카리스마로 남았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숙제죠. 뮤지컬 '삼총사'를 기점으로 악역이라는 꼬리표를 명찰로 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Q. 그렇다면 뮤지컬 콘서트는 어떻게 하게 됐나. 전액 기부로 진행된 콘서트로 알고 있다.
(박)은태랑 (김)승대랑 이성준 음악감독, 박인선 연출가 이렇게 다섯 명이 항상 똘똘 뭉쳐다녀요. 친구들끼리 배우도 있고 음악감독, 연출도 있는데 한번 뭐 하나 해보자 해서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어요. 더불어 다른 스태프들도 노 개런티로 많이 도와주시고 좌석도 매진되면서 일이 커졌죠. 그런데 정말 행복했어요. 준비 과정 가운데 제가 소홀해서 아이들이 실망하고 티격태격하는 일도 있었는데... 콘서트 무대에서 서로 보고 웃으면서 노래 부르는 순간 그간 안 좋았던 마음들이 다 씻기더라구요. 감동받고 더 사랑하게 됐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익금 전액도 홀트 아동 복지회에 기부해서 좋은 일도 하게 되구요. 우리끼리 좋자고 했던 일이 커져서 정말 행복한 일이 됐죠. 2010년 한 일 중에 가장 보람에 찬 일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2011년도 계획이 있다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도 다시 출연하게 될 것 같고, 연극도 한 편 제의가 들어왔는데 스케줄이 맞으면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후반기에는 방송 쪽을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로서 제게 오는 기회라면 놓치고 싶지 않고 다 하고 싶은 것이 지금 마음이에요. 예전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핑계로 도망간 적이 많아서 영화나 드라마도 오디션을 종종 보고 있어요. 더 단단한 배우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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