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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안 하면 우리가 한다"…'결식아동' 모금 일주일 사이 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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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안 하면 우리가 한다"…'결식아동' 모금 일주일 사이 1억

박원순 '결식아동 0 캠페인', "400억 모아 결식아동 돕자"

'결식아동급식지원 예산 0원'

2011년 예산에 방학 중 결식아동급식지원 예산이 전혀 배정되지 않아 아이들이 굶을 위기에 처하자 시민단체가 나섰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결식아동 0 캠페인'을 제안하고 400억 모금에 나섰다. 시민들 반응이 뜨겁다.

14일에 시작된 이 운동은 시작 2일 만에 460여 명이 참여했고, 일주일 만에 1억 원 정도를 모금했다. 시민들은 점심값도 아끼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타고, 돼지저금통을 깨서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22일에는 참여자가 2200명까지 늘어났다.

박원순 이사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10억이라도 모아지면 당장 이번 겨울 방학까지는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400억 원의 목표치가 다소 과장돼 보일 수도 있다. 박 이사는 "400억을 다 모으려는 것 보다 정부를 압박하자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21일 <프레시안>과 전화인터뷰 전문이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프레시안 자료사진
프레시안 : 모금활동이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박원순 : 국회가 날치기로 예산을 통과시켰다. 복지 예산이 다 날아갔는데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결식아동에 대해서는 우리가 낸 세금으로 정부가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걸 다 깎아놓은 상태다. 아이들을 굶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모금을 제안했다.

프레시안 : 목표치가 400억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설정된 것인가? 모금활동에 대해 설명해 달라.

박원순 : 방학 중 결식아동 지원을 위해 총 400억 정도가 든다고 한다. 그래서 목표액을 그렇게 정한 것이다. 400억을 다 모으지 못하더라도 (모이는 대로) 한 아이라도 먹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호응도가 높아지면 정부가 (예산 편성을)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 형님 예산, 영부인 예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영부인이 뉴욕에 만든다는 식당 예산 50억 원이 통과됐다. 급한 일도 아닌데 어느 나라도 갖고 있지 않은 국영 한식당을 만든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 실패가 뻔 한 데도 말이다. 50억이면 방학 중 결식아동 지원 예산의 20%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이런 예산(영부인 예산)으로 (결식아동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럼 결국 궁극적 목적은 정부 압박인가?

박원순 : 그렇다. 우리 국민이 모금하면 인도적 지원도 되지만 결국에는 정치적 압력도 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돈이 얼마나 모인 것인가?

박원순 : 일주일 사이에 1억 원이 모였다. 이 운동이 최근 며칠 알려지면서 더 많이 늘고 있다. 10억이라도 모이면 우선 이번 겨울 방학, 12월까지는 해결할 수 있다. 내년 예산이 없는 건데 지방 정부가 어려운 재정 여건이지만 도와주고 사회적 운동이 되면 극악한 굶주림은 면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레시안 : 이 돈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예정인가?

박원순 : 원래 모금활동을 하면 모금한 쪽에서 15%에 해당하는 돈을 떼 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돈은 100% 사용할 예정이다. '전국 지역아동센터협의회'를 통해 돈을 쓸 것이다. 그곳에서 결식아동 파악을 정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1월 중순까지 모금활동 할 예정이다. 그걸 모아서 쓰고, 그때까지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2차로 모금을 할 것이다. 정말 강제로 (날치기 예산을) 통과시킨 사람들 입에 밥이 들어가는지 궁금하다.

프레시안 : 사람들 반응이 궁금하다.

박원순 : '아름다운 재단' 사이트(www.beautifulfund.org)에 들어가면 다양한 사례들이 나와 있다. 자폐 증세가 있는 딸을 둔 한 어머니는 "사회복지 혜택이 갈수록 줄어든다"며 딸아이 돼지저금통을 깼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가지고 있던 용돈을 낸 경우도 있다. 가슴이 먹먹했다, 굶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마음 아프다는 분들이 많다.

나도 12월 중으로 일곱 끼를 굶어서 이 해가 다 가기 전에 4만 원을 내놓으려고 한다. 이렇게 한 끼씩 굶어서, 혹은 다른데 쓸 돈을 아껴서 4만 원씩 백만 명이 내면 400억이 된다.

▲ '아름다운 재단' 사이트에 올라온 결식아동 모금 캠페인.

프레시안 : 참여는 어떻게 하면 되나? 1차로 내년 1월 중순까지 모금하겠다고 했는데 모금 액수는 얼마 정도 생각하고 있나?

박원순 : 참여 방법은 아름다운 재단 사이트 '결식아동제로 캠페인'에 들어가서 하면 된다. 무통장 입금, 핸드폰 결제, 신용카드 결제 등 다양하다. 1월까지 10억 정도라도 모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적어도 혈혈단신에 빈곤이 구조가 된 아이들만큼은 먹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날치기 예산에 대한 분노가 많은데 분노나 안타까움만 가진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행동하고 실천해야 세상이 바뀐다. 4만 원 적은 돈은 아니지만 뭐든 아끼면 가능하지 않은가.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요즘 박 이사의 이런 활발한 활동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게 비치나 보다. 일부 일간지에 비판 광고가 실렸다.

박원순 :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름다운 재단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장부도 다 올라와 있다. 이렇게 투명하게 운영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누군지 궁금하다. 광고를 낸 단체들이 도대체 어디인지 모르겠다. 대표자도 없고 사이트도 없다. 이런 모금 활동 등을 시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그분들이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같이 싸울 생각은 없다. 호사다마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재단'은 22일 9시 30분 현재 1억 790만 원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참여자는 2200명 정도이지만 회사나 가족 이름으로 기부한 이들도 있어 참가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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