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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양병무 사장, '행복한 논어 읽기'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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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양병무 사장, '행복한 논어 읽기'⑧

스승을 만나는 법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성공비결이 있다. 스승을 잘 만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는 사람도 있다. 또 직장 상사를 잘 만나 직장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한다. 공자가 스승을 잘 만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삼인행 필유아사언(三人行 必有我師焉)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 될 만한 사람이 있다.

아마도 공자의 이 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스승은 가르치는 사람이다. 학생이 배우겠다는 자세가 있을 때 비로소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스승이 있을지라도 배우는 사람이 마음속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진정한 스승일 수가 없다.

요즈음 교육의 부재를 한탄하는 이유도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스승은 임금이나 부모와 동격인 만큼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배웠던 것을 회상하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는 공자의 호학(好學)하는 자세가 여실히 드러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배우려는 마음이 갈급한 사람에게는 도처에 스승이 보이는 법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을 때 세 사람의 행동을 보면 적어도 한 사람은 스승으로 섬길 수 있으리라. 당연히 세 사람은 모두가 스승일 수도 있다.

또한 세 사람 중에는 도저히 스승으로 모실 수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는 반면교사로 받아들이면 된다. 반면교사야말로 "이 길은 진리가 아니니 오지 말라"고 온 몸으로 가르쳐 주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함께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존경스러운가. 스승으로 모시면 된다. 존경하기가 곤란한가. 반면교사로 대우하면 된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면 사실상 세 사람 모두가 자신의 소중한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외교 전문지 <디폴로머시(Diplomacy)>를 매달 영어로 발간하는 임덕규 회장은 300명이 넘는 세계 정상들과 인터뷰한 것으로 유명하다. 각 국의 대통령, 왕, 수상을 표지 인물로 선정하여 대담을 한 후 그 내용을 잡지에 싣고 있는데 현재 34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잡지를 우리말로 내는 것도 참 힘든 일인데 영어로 매달 발간하고 있으니 그 저력 앞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 잡지가 민간인이 발간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더욱 신뢰를 얻고 있어 지금까지 민간외교를 톡톡히 해 왔다는 평가를 국내외로부터 받고 있다.

그의 이런 노력의 결실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는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인 '반사모'의 회장이 되어 한국인이 세계적인 기관의 책임자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각 나라의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삼인행 필유아사'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고희를 훌쩍 넘기면서 "세상에는 나보다 못한 사람이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저명한 사람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각자의 소중한 경험이 있고 나름대로의 인생역정이 있어 모두가 배울 게 있다고 소개한다. 심지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조차도 가까이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한 행동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모르는 사람들처럼 "함부로 비판의 돌을 던질 수 없다"고 덧붙인다.

사실 살아있는 사람은 모두가 걸어 다니는 대하소설이다. 오늘의 상황이 어떠하든 지금까지의 삶을 들어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오래 전에 구두 닦는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가 구두를 가져가기 위해서 방에 들어올 때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눈인사 정도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차나 한 잔 하자"고 했더니 반가워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주먹세계에 있다가 손을 씻고 기독교 신자가 되어 열심히 전도하는 삶을 산다고 했다. 그가 왜 하나님을 믿는지를 설명하는데 어찌나 명쾌하든지 감동한 나머지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세상을 보는 철학과 원칙이 있고 뛰어난 설득력에 놀라면서 세상의 누구를 만나든 겸손해야 할 이유를 찾았다. 필자가 알고 있는 지식이 얼마나 협소한지에 대해서도 깨달았다. 그야말로 전문가란 지극히 작은 부분을 깊게 아는 사람일 뿐 세상에는 도처에 스승이 깔려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 후 필자는 항상 배우겠다는 마음을 갖고 질문하는 것을 몸에 익히니 누구를 만나든 즐겁고 대화를 통해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을 살펴보며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지식사회에서는 모두가 스승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식과 정보의 바다 속에 빠져 살고 있는 까닭에 자신의 분야를 제외하고는 아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야말로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가 지식사회에 오히려 설득력을 더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공자 가르침의 범용성에 감탄하게 된다.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의 스승이라 믿고 만나는 사람에게서 한 가지씩만 배워도 의미 있고 보람 있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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