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패러디한 작품의 제목이다. 제목 뿐만 아니라 해설도 패러디했다. "현실에서 도피해 행방불명된 삶을 살았던 초현실주의자 'ASS'는 이처럼 친숙한 이미지 앞에서 관람객의 당황스러움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초현실주의자 'ASS'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이름의 이니셜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연평도에서 검게 그을린 보온병을 두고 포탄이라고 발언한 <YTN>의 '돌발영상'이 방송된 뒤 이를 패러디 하는 '작품'들이 누리집에서 화제다.
▲ 트위터리안 @marrymaryk가 만든 패러디물. ⓒ트위터이미지 |
@marrymaryk란 계정을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르네 마그리트 작품을 패러디했을 뿐만 아니라 김춘수의 '꽃'도 패러디했다. 行不(행불) 안상수 작(作), '포탄'이라는 작품은 다음과 같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보온병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포탄이 되었다. (중략)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포탄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뻘짓이 되고 싶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패러디가 있는데 그 중 생수 광고가 눈에 띈다. '연평도 앞바다 1123'이란 물로, 보온병에서 흐르는 물을 두고 "국회의원이 선택한 폭탄보다 따뜻한 안!상!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포탄 대신 보온병이 날아가고 있다. ⓒ트위터이미지 |
탱크에서 발사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에선 자세히 보면 포탄 대신 보온병이 날아가고 있다. 안상수 대표의 병과가 취사병, 운전병 등이 아닌 '보온병'이라는 글도 트위터 상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안상수 자네 병과가 뭔가?" "네, 저는 보온병입니다."
이와 관련해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도 "군대 갔다 온 백성들은 주로 보병, 공병, 포병, 아니 통신병 같은 거 하는데, 행불상수는 군대 가서 보온병 하려나 봐요"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마트에 진열된 보온병 코너 사진에 한 누리꾼은 "전 지금 파주시 이마트 포탄 코너에 와 있습니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누리꾼들은 패러디물을 본 후 댓글 등을 통해 "해학도 이 정도 수준이면 예술", "안 웃을 수가 없다"며 재미있어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개콘팀! 반성 좀 해야 하지 않을까요? 긴장 풀면 엉뚱한 곳에서 빵빵 터집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와 같이 '냉소'와 '조롱'이 넘치는 것은 사회 지도층의 병역면제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안보 정국'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이 더 많은 눈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무총리, 여당 대표까지 모두 병역과 거리가 멀다는 점은 여당 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제작한 사람들의 재치에 웃음이 나면서도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씁쓸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트위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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