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8시 35분께 "본회의를 진행한다"며 본회의 두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무상급식 조례안을 찬반투표에 붙였다. 재적 의원 114명 중 89명 재석, 71명 찬성, 18명 기권으로 그간 논란이 됐던 조례안은 통과됐다.
의장석에서 밀려난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이게 무슨 짓이냐",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등의 비난을 퍼부으며 본회의장을 단체로 퇴장,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예산안 심의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표결 미룰 수 없었다"
이날 무상급식 조례안은 장장 11시간에 걸쳐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한나라당 시의원들 때문에 본회의가 열리지 못해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두 차례의 정회를 통해 양당 대표 간 의견의 폭을 좁히려 노력했지만 결국 오후 8시께 협상은 결렬됐고 민주당 시의원들은 무상급식 조례안을 강행처리하기로 결정했다.
▲ 여야 대치 중인 서울시의회. ⓒ연합뉴스 |
오승록 민주당 서울시의회 대변인은 "물리적 충돌을 원치 않아 끝까지 대화에 나섰지만 한나라당에서 표결처리를 원하지 않았다"며 강행처리 배경을 설명했다. 오승록 대변인은 "이날 당 대표 간 논의된 안은 내일(2일) 토론을 한 뒤 표결 처리를 하는 것과 2일과 3일에 시정 질의를 한 뒤 6일 조례안을 표결처리하는 안 등 크게 두 가지였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하지만 논의 끝에 한나라당에서는 내일(2일) 토론만 하고 표결은 나중에 하자는 안을 내놓았다"며 "예산안 심의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표결을 미룰 수 없어 부득이 이러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표이자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의회가 이렇게 공전 사태를 반복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의장석 점거 농성을 풀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도 "오늘 아침부터 협상을 통해 양당 대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줬다"며 "하지만 이렇게 파열음을 내며 의장자리를 점거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됨에 따라 부득이 본회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