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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미디어법 부작위 소송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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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헌재, 미디어법 부작위 소송도 기각

각하4, 기각1, 인용4…의견 팽팽

헌법재판소가 민주당 등 야당이 지난 2009년 12월 청구한 미디어법 관련 부작위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5 대 4'의 아슬아슬한 결론이었지만 결국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했던 야당이 패소하고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이 승소한 셈이다.

헌법재판소가 김형오 국회의장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이 '연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은 차질 없이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각하' 재판관 4명 "국회의장 위헌성 해소 의무 없어"

이날 선고에서 재판관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이공현,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재판관 4명은 각하 의견을 냈고 김종대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조대현, 김희옥, 송두환, 이강국 재판관 등 4명은 인용 결정을 냈다.

각하, 기각, 인용 중 어느 의견도 독자적으로 심판 정족수(과반수)를 충족시키지 못했으나 헌법재판소는 각하 의견을 기각에 합해 심판 정족수를 충족한다고 보고 야당 의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관들의 의견은 지난해 10월 29일 신문법·방송법 등 미디어법에 관한 권한쟁의심판의 효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 문제를 두고 갈렸다.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 4명은 "국회의장에게 위헌, 위법성을 제거할 적극적 의무가 없다"고 봤다.

이공현,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등 재판관 4명은 "(지난해 10월 29일 미디어법 판결에서) 법률안 가결 선포 행위를 무효 확인하거나 취소하지 아니한 이상 각 법률안 가결 선포행위는 유효하다"며 "국회의장에게 종전 권한 침해 행위에 내재하는 위헌, 위법성을 제거할 적극적 조치를 취할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머지 재판관들은 지난해 10월 미디어법 판결로 국회가 위헌, 위법성을 제거할 헌법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봤으나 국회가 문제가 된 법률을 다시 심의해야 하느냐를 두고는 의견이 달랐다.

기각 의견을 낸 김종대 재판관은 "국회의장은 재판소가 결정에서 명시한 위헌, 위법성을 제거할 헌법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면서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법률안 가결 선포행위에 내재하는 위헌, 위법성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국회의 자율에 맡겨진다"면서 "재판부가 권한회복의 구체적 실현방법까지 임의로 선택해 확인할 수는 없다"고 봤다.

인용 4명 "권한 침해에도 국회가 헌재 결정 무시"

반면 인용 결정을 낸 조대현, 김희옥, 송두환 재판관은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종전 심의·표결절차의 위법성을 제거하고 침해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회복시킬 의무가 있다"면서 "따라서 국회는 다양한 방법 중 선택하여 이 사건 각 법률안을 다시 적법하게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미디어법 판결에서)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한 것은 국회의 자율성을 존중한 것"이라며 "권한침해결정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헌재 결정의 기속력을 무시하고 청구인들의 심의, 표결권 침해 상태를 계속 존속시키고 있으므로 이번 청구를 인용해야 한다"고 봤다.

또 역시 인용 결정을 낸 이강국 재판관도 "(지난해 10월 29일 미디어법 헌재 판결에서) 권한침해를 확인한 이상 국회의장은 위헌, 위법성을 제거할 법적 작위의무를 부담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은 국회의 자율적인 처리에 맡겨져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 국회의장은 그러한 작위의무를 불이행했을 뿐 아니라 작위 의무의 존재를 적극 다투고 있으므로 이 청구는 인용되어야 한다"고 봤다.

이 재판관은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헌법적 위상과 지위를 고려해 국회 입법 절차 상의 하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권한침해만을 확인하고 그 결정의 기속력 자체에 의해 피청구인 국회의장이 스스로 헌법적 권한 질서를 회복하도록 함이 바람직하고 봤다"며 "국회 역시 헌재의 이러한 자제를 존중하여 그 결정취지에 따라 자율적으로 위헌, 위법 상태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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