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비례 원칙 이상의 보복"
이날 조간 신문 중 가장 강경한 대응을 주문한 것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많은 분량의 기획기사를 배치하느라 통상 2면에 내던 '날씨와 생활'을 10면으로 옮기고 사설란 전체를 털어 "북한의 불법 공격을 즉각·엄중·정확히 응징하라"고 촉구했다.
▲ 24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 |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국제법과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 제2장 '불가침 합의'를 위반하고 대한민국의 민간인과 국군을 살해한 북한의 행위를 즉각적이고 충분하고 정확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적이 불법적 공격은 비례의 원칙 이상의 보복을 불러올 것임을 뼈에 새길 수밖에 없도록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우리 군이 지난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태를 즉각적으로 충분하게 응징할 기회를 놓친 것이 오늘 이런 사태를 빚은 또 하나의 원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적의 불법 무도한 공격에 맞서는 자리에선 우리 국민이 받은 피해의 몇 배 이상을 적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임전무퇴의 치열한 정신이 필요할 따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선일보>는 6면에서 '우리측 대응 의문점'이라는 기사를 내 "북한의 이번 도발이 천안함 폭침 사건의 연장선 상에서 벌어진 것인데도 정부의 대응은 마치 두 사건을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한다는 인상을 풍긴다",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국지 도발 경계 태세 1급인 진도개 하나가 아닌) 전투 준비 태세인 데프콘으로 강화했어야 한다"는 등의 비판도 제기했다.
<동아일보>도 "연평도 민간인 포격한 북 도발은 전쟁범죄다"라는 사설에서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북이 도발하면 남이 물러서고 보상을 한다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도 천안함 사건 때 북의 도발에 단호하게 맞서지 못했다"면서 "북의 못된 버릇은 강력한 응징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또 이들 신문이 군의 투명한 대응을 촉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조선일보>는 "정부와 군은 사태의 진행에 관한 정보를 정치권과 국민에게 가감 없이 신속하게 알려 상호 신뢰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동아일보>도 "군이 천안함 때처럼 거짓 해명과 허위보고로 국민을 속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군의 불투명한 대응은 북의 도발을 비호하고 싶은 친북세력에 구실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경향> "상황 악화 막아야"
반면 <한겨레>는 "잘못된 '연평도 도발', 상황 악화는 막아야"라는 사설에서 "무엇보다 사태를 확대시키지 말 것을 남북 당국에 촉구한다"면서 "이번 사태는 남북 대화가 전면 단절됨으로써 초래된 불안과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극명하게 드러낸다"고 봤다.
이 신문은 "전임 정부 시절에는 설령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비상대화채널이 가동됐다. 그 결과 우발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확산되기 전에 상황을 관리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고위급간 비상소통 채널이 단절된 상태다. 이번 사태를 좀더 심각하게 걱정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혹시라도 남북 군 당국자들이 오기를 부리거나 기세싸움을 벌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하게 통제하면서 군이 차분하게 대응하도록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경향신문>도 "정부는 북한의 추후 도발을 경계하면서 국지전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엄중하면서도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남북한 무력 충돌을 미연에 방지할 안전장치가 풀린 한반도는 언제 어디서든 감당할 수 없는 비극과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 진정 대화하고 군사적 긴장 상태를 벗어나는 일의 소중함이 절실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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