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17일 발생한 여대생 납치강도 및 성폭행 용의자 수배전단에 수배자 인상착의를 '노동자 풍의 마른 체형'이라고 적어 배포했다.
이런 표현은 전북 김제경찰서에서 지난해 12월 9일 발생한 금은방 절도사건 용의자 수배전단에 수배자 특징을 '노동자 풍 조선족 말투'라고 적어 논란이 됐었다. 또한 경찰은 지난해 6월 충북 청원군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사건의 용의자를 두고도 "용의자 홍씨는 키 175cm에 코가 크고 체격이 호리한 편이며 노동자 풍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일반인에게 인식을 쉽게 하려고 통념상 사용되는 '노동자 풍, 학자 풍'이란 표현을 쓰는 것이다"라며 "특정 계층이나 대상자를 비하하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배 전단은 일반인들이 인식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이런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으면 식별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보도자료를 통해 "납치 용의자가 하루빨리 체포되기를 바라지만 이런 표현이 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인식을 조장하고 있어 경찰청에 엄중히 항의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런 표현이 "노동자를 하찮은 존재, 남루한 이미지, 사회적 낙오자, 잠재적 범죄자 등 매우 부정적으로 규정 폄하했다는 점이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경찰청에 항의공문을 보내 시정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진경찰서 수배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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