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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신바람 나게 놀아보자, 연극 '동.네 아줌마와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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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신바람 나게 놀아보자, 연극 '동.네 아줌마와 춤을'

극단 '신명나게'의 신명나는 공연

이 여자의 주변에는 사람이 늘 있다. 하지만 그녀를 안아주는 사람은 늘 없다. 그녀 곁에 있는 사람들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건 네가 하면 안 된다' 등의 참견과 구박뿐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내가 뭐 했는지도 모르게 하루 온 종일 일만 하는 인생. 그녀의 이름은 바로 '아줌마'다. 아줌마라고 청춘이 없었겠는가. 아줌마라고 열정이 없겠는가. 아줌마라고 왜 꿈이 없겠는가. 극단 '신명나게'의 연극 '동.네 아줌마와 춤을'에서는 아줌마들의 청춘과 열정, 꿈이 펼쳐진다.

▲ ⓒNewstage

세 명의 아줌마들이 결성한 그룹 D.N.A(동네 노는 아줌마)는 그 이름의 무게부터 실패를 예감하기 충분하다. 남편의 오랜 출장에 외로운 아줌마, 생선장사 아줌마 대구, 딸만 낳아 구박받는 아줌마는 연습에 매진하면 할수록 그들의 나이도 현실도 실감하게 된다. 청춘이 아닌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포기를 모른다. 방송 출연 예선에 탈락해도 돌아오지 않는다. 쪽팔려서가 아니다. 청춘 때의 신명을, 잃어버렸던 열정을, 삶의 기쁨을 오래간만에 맛봤기 때문이다. 무대 위 포기를 모르는 그들의 땀은 저절로 이 땅의 아줌마들의 매일매일을 처절하게 생각나게 한다.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 살림, 돈까지 버는 우리의 아줌마들은 그것이 희생과 사랑이라고 위안하며 산다. 하지만 그러한 인생이 자신의 삶을 방치했던 것임을 깨닫는 순간 그들은 원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연극 '동.네 아줌마와 춤을'은 신명난다. 아줌마들뿐 아니라 관객까지도 춤추게 한다. 대부분의 연극은 환했던 조명이 꺼지면서 관객들을 무대에 집중시킨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관객석의 조명은 한 번도 꺼지지 않는다. 관객들은 무대 위 아줌마들의 꿈과 현실을 목격하고, 목격은 동시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 꺼지지 않는 조명으로 무대와 관객석의 차이는 거의 나지 않아 자꾸만 무대의 신명에 가까워지고 흥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작품의 의도는 여기서 드러난다. '너와 내가 함께 신명나게 놀아보자'는 것이다. 꿈꾸지 못했던 무대 위 아줌마들이나 세상에 힘들었던 관객이나 함께 구분 없이 말이다. 세상에 지치는 것은 비단 아줌마들뿐이 아니다. 방황하는 학생들이나, 삶이 답답한 회사원이나, 스트레스 받는 아저씨나 똑같다. 관객들은 비춰진 조명아래서 무대 위 배우처럼 신나게 놀아본다.

아줌마들이 펼치는 무대 위 공연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노래들로 이뤄진다. 그 아는 노래들은 등장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기쁨을 주고, 저절로 긴장의 끈을 놓게 한다. 듣자마자 얼굴은 자신도 모르게 웃게 되고, 옆 사람과 할 얘기들이 마구 떠오른다. SES의 '너를 사랑해', HOT의 '행복', 동방신기의 '풍선', 박상철의 '무조건' 등의 안무를 끝까지 완벽히 해내는 아줌마 역 배우들의 땀이 빛나 저절로 박수가 나오고 어깨가 춤을 춘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객에서 관객에게로 노란색 풍선이 전달된다. 갑자기 쥐어진 노란색 풍선이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내 곧 너나 할 것 없이 웃으며 후후 불어버린다. 그 어느 때보다 관객들의 눈빛이 순수해지고 풍선이 탱탱해졌을 무렵 무대에서는 신나는 아줌마들의 커튼콜이 시작된다. 아줌마들의 곡 선택은 역시나 아는 노래다. 관객들은 텔레비전 속 아이돌 팬클럽이나 된 냥 소리를 지르고 옆 자리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무대 위 배우와 관객은 혼연일체다. 이것은 긴장을 놓게 하는 '아는' 노래와 우리 '아줌마'들의 힘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에너지다.

극단 '신명나게'는 이 작품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공연해왔다. 진짜 아줌마들에게 신명을 주기 위해 작은 아파트 단지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할머니들과 함께 어우러져 그들에게 공연을 선물했다. 그렇게 쌓여왔던 그들의 내공은 작은 공연장 안에서도 폭발한다. '신명나게' 관객과 호흡하며 '신명나는 사회'를 위해 공연하겠다는 젊은 극단 '신명나게'의 꿈이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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