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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공연계를 달구고 있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역시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한다.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발레리노의 꿈을 갖고 있는 탄광촌의 한 소녀가 이상과 어울리지 않는 현실을 극복해나간다는 휴먼드라마다. 영화로도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는 아역들의 놀라울만한 실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뮤지컬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궁극의 전율을 선사하는 장면은, 아직 소년인 빌리가 성인 빌리와 함께 2인무를 추는 장면이다.
백조, 흑조,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진가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한 계기는 조카의 방에서 독일 무제우스의 동화 '잃어버린 베일'을 읽고서다. 지금까지도 많은 안무가들에 의해 재해석 되고 있는 '백조의 호수'는 마리우스 프티파(1822.03.11~1910.07.14, 고전 발레를 완성시킨 러시아의 발레 무용수)의 영역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신비로운 백조의 섬세한 라인과 몸짓은 관객의 촉수를 건드리며 예민한 떨림을 전한다. 올 12월, 영화와 함께 만날 수 있는 국내 발레 '백조의 호수'의 정수는 단연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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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악마로만 표현됐던 로드발트를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한다. 국립발레단은 "천재적인 악마와 왕자의 치열한 대결구도를 보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만큼 극적인 발레버전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로드발트는 왕자를 지배하는 무의식인 동시에 하나의 강력한 힘과 상징으로 존재한다. 발레 '백조의 호수'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백조와 흑조, 1인 2역을 소화해내는 발레리나의 표현력이다. 흰색으로만 상징되던 물 위의 그림 같은 백조 이미지는 한 생태학자가 호주에 살고 있는 흑조를 발견하면서부터 전복된다. 순수하고 연약하며 우아한 백조는 날카롭고 매혹적인 눈빛을 지닌 흑조와 대비된다. 연약하고 창백한 백조와 달리 남성을 파멸시키는 흑조의 등장은 짧지만 강렬하다. 상반된 성격의 백조(오데뜨)와 흑조(오딜), 로드발트와 왕자는 모두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을 짐작케 하며 동화의 귀여움을 인간 숙명적 고뇌와 갈등으로 승화시킨다.
지금 한국을, 세계를 유혹하고 있는 백조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오픈 런으로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며 발레 '백조의 호수'는 12월 7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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