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2일 방통위가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 공고를 강행할 경우 사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방통위는 2일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승인 세부 심사기준을 보고하고 이르면 내주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안이 접수되면 세부심사기준안을 토대로 사업자 신청접수 공고안을 내 실질적인 종편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인권위 상임위원 사퇴, 강 건너 불 아니다'라는 글에서 "(인권위 상임위원의 사퇴가) 남의 집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남의 집 상임위원의 '사퇴결단'으로만 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문석 위원은 자신의 입장에 대해 "종편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선정공고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에 하자는 것"이라며 "서둘러서 할 이유가 없다. '연내처리를 약속했다'고 하지만 지난 해에도 '연내처리'였고, 올 해 초는 '상반기 내 처리'였다. 계속 지키지 못하는 약속을 해 왔던 곳이 방송통신위원회"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헌재가 지난해 10월 선고에서 미디어법 관련법 처리 과정에서 '대리 투표' 등의 행위를 인정했음에도 김형오 전 의장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같은해 12월 헌재에 '부작위의에의한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예비 사업자들 준비도 부족"
그는 "시장 또한 방통위의 약속에 대해서 상당한 회의를 갖고 있고, 세부심사기준이 발표되면서 연내처리를 주장하면 예비 사업자들에게도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이라며 "민주당 등 야당이 패소할 경우는 즉각 선정공고에 들어가야 한다. 반대로 민주당 등 야당이 승소해서 '국회 재논의' 결정이 떨어지면 지금까지 종편채널과 보도채널 선정을 위한 모든 절차는 즉각 중단돼야 하고, 국회의 재논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방송법 재개정의 과정을 확인한 후에 행정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다음 주 초에 '세부심사기준'과 더불어 '종편채널과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연내처리'를 담은 '일정'을 의결하려 하면 사실상 민주당 추천 상임위원 두 명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결단을 강요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항상 그렇듯이 결단을 강요하면 언제든지 응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그 내용이 다를지언정, 인권위 상임위원 사퇴는 '나의 진로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주 무겁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헌법재판소가 방송통신위원회의 내부분열과 더불어 극단적인 파행을 의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고 헌재의 결정이 지연되는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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