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이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하는 제4 이동통신사 사업에 개입해 주가 차익을 얻었다는 이른바 '먹튀' 의혹이 제기됐다. 또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청와대가 사전 조율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4이동통신 사업 선정에 청와대 개입?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11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4 이동통신사와 관련 지난 7월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과 이동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폭로했다.
제4이동통신사업은 '와이브로망'을 이용한 이동통신서비스로 평소엔 휴대폰으로 사용하다가 집에서는 인터넷에 연결해 휴대폰 월정액만 내면 별도의 요금 없이 PC로 사용할 수 있다. 통신시장 경쟁활성화를 통한 통신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현재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서 제4 이동통신 사업자 허가신청을 방통위에 제출한 상태다.
최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한국모바일인터넷(KMI)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문자는 "다음 주 수요일 이동관·최시중 회동에서 삼영문제 해결. 그날까지 완성자료 요청"이라는 내용이다.
최 의원은 "이 일에 깊이 관련돼 있는 사람의 문자"라며 최시중 위원장에게 "(KMI에 대해) 이달 말 허가를 예정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청와대 이동관 수석과 상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그 문제는 실무자들이 검토하고 있고 청와대와 상의한 적이 없다. 지금 이동관 수석도 아니다"라고 답했고, 최 의원은 "위원장은 자꾸 부인하는데 언론악법도 그랬고 방통위가 청와대와 상의해서 결정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정부 주력 사업에 대통령 조카사위 투자로 주가 널뛰기"
최 의원은 제4이동통신 사업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전종화 씨의 '먹튀' 의혹도 제기했다. 전종화 씨가 2010년 10월 M&A를 통해 통신기기 제조업체 씨모텍을 인수하자 이명박 대통령 조카사위의 회사로 알려지면서 개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주가가 들썩였다.
씨모텍은 본금 70억, 시가총액 662억, 매출 745억, 당기순이익 -113억, 부채비율 179%로 작년 신용정보회사 신용등급평가에서 BB등급을 받은 부실한 회사였으나 특히 지난 6월 KMI에 9.76%의 지분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이 때문에 전종화 씨와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주목받자 청와대에서 직접 제4이동통신사에 관한 내사를 벌여 전종화씨로 하여금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권유했고 실쩨로 전 씨는 7월 30일에 퇴사했다.
최 의원은 "전종화 씨가 사업에 개입하면서 주가가 요동치고 개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어 청와대에서 손 떼게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먹튀를 한 꼴이 됐다. 이와 관련해 증권정보 사이트 게시판에는 씨모텍을 비판하는 분노의 글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령 전종화 씨가 대통령의 조카사위라는 신분을 이용하려는 악의가 없었다하더라도 대통령 친인척이 정부가 주력하는 사업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일"이라며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점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대통령 조카사위 전종화'가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에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MB테마주가 되어버렸다"며 "널뛰기 장세로 주식시장에 일대 혼란을 가져와 개미투자자의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그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전종화 씨를 방통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불렀지만 전 씨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