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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협상을 왜 굳이 호텔에서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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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협상을 왜 굳이 호텔에서 해야 하나?

한미 FTA 범국본 "저자세 외교의 단적인 예"

오는 10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본협상의 협상장소가 외교통상부 청사 등 관공서가 아니라 미국 측 협상대표단이 묵기로 한 숙소로 결정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협상장소부터 미국 측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 FTA 제1차 협상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 무역대표부(USTR) 등 관공서에서 이뤄졌다.
  
  5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10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FTA 제2차 본협상의 협상장소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 신라호텔이다. 이 호텔은 100여 명 정도로 예상되는 미국 측 협상 대표단이 묵을 숙소이기도 하다.
  
  이 호텔 3층과 23층 등에 마련돼 있는 연회장이 협상장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호텔 측의 한 관계자는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장소를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한미 FTA 협상장소로 우리 호텔 연회장이 사용되는 것은 맞다"며 협상장소가 신라호텔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관공서가 아닌 민간 호텔이 협상장소로 사용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도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 협상은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한미 FTA 본협상의 경우 협상단의 규모가 매우 크고 동시에 많은 분과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관공서가 아닌 외부 호텔의 협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외교통상부의 설명이다.
  
  통상교섭본부의 한 관계자는 "최소한 14~15개 정도의 협상장이 필요하지만 외교통상부 청사는 그 만큼의 회의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안 등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관공서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불가피하게 신라호텔을 협상장소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외교통사부 청사에는 9개의 회의실이 있다. 약 20석 자리가 마련돼 있는 소형 회의실이 3개, 50석을 마련할 수 있는 중회의실이 2개가 있고, 평소 연회장으로 활용되는 리셉션실이 2개 있다. 100석 정도 마련돼 있는 대회의실도 2개가 있다. 이에 비해 신라 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연회장은 모두 12개다.
  
  한편 한미 FTA 제2차 본협상 장소가 미국 측 협상단이 묵을 숙소로 정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저자세 외교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는 것이다.
  
  범국본의 주제준 사무처장은 "외교통상부 청사가 협소하다면 바로 옆에 있는 정부중앙청사에 있는 회의실을 빌리면 될 일"이라며 "굳이 미국 측 협상단이 묵고 있는 숙소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주 사무처장은 이어 "미국에서 열린 제1차 협상 때는 미 무역대표부 건물과 주변에 있는 다른 관공서에서 흩어져서 협상을 진행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협상장소 문제는 한미 FTA 협상 자체가 저자세 외교에 바탕한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중앙청사 내 다른 회의장소도 물색해봤지만, 이미 다른 회의 일정이 잡혀 있어 활용하기가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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