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기 위한 특성화 중학교'라는 명분을 내세운 국제중학교가 사실상 고소득층 자녀들이 다니는 '귀족 학교'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제중학교는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초중등 입시를 부활시킨다', '사교육 경쟁만 악화될 것'이라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밀어붙인 핵심 정책 중 하나다.
"강북에 있는 국제중, 강남3구 학생 20%에 달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길(민주노동당) 의원은 8일 "대원국제중에 다니는 학생 중 고소득직인 전문직, 경영관리직 종사자의 자녀가 1학년 57명, 2학년 51명으로 각각 35.2%, 3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저소득직에 속하는 판매서비스업은 22명, 비숙련노동직은 5명에 불과하고 무직 실업자의 자녀는 16명에 그쳤다. 이들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 입학자들로 학년 별 차이가 없다.
권영길 의원은 "전문직, 경영관리직 종사자 자녀는 사배자 전형으로 들어올 수가 없으므로 이들을 제외하고 국제전형, 일반전형 학생들을 기준으로 비율을 내보면 1,2학년 각각 41.6%, 3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훈국제중의 경우도 1~2학년의 고소득직 학부모 비율이 각각 30.4%, 22.4%에 달했다.
특히 영훈국제중의 경우 강북구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강남, 송파, 서초구 등 강남 3구 거주 학생 비율이 작년보다 8.4%포인트 높아진 19.4%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대원국제중의 경우도 강남 3구 출신 학생의 비율은 1,2학년 각각 35.0%, 36.6% 등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 약속은 지키지 않아"
반면 설립 당시 '귀족학교' 논란에 두 중학교가 약속했던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 도입과 장학금 출연' 등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들 학교는 2008년 당시 '사배자 장학금 지원금'으로 매년 1억 원 이상을 배정할 것을 약속했다.
권 의원은 "약속한지 불과 1년 만에 모두 휴지조각이 됐다"며 "2010년 8월 25일 현재 대원국제중의 사배자 장학금 지원금은 57만 9000원 수준이고 올해 지원된 전체 장학금 1억1075만7900원의 0.52%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이들 중학교는 애초 '장기 해외 거주 귀국 학생을 흡수한다'는 목표는 거의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원 중의 장기 해외거주 학생은 5명, 영훈중은 3명에 불가했다. 권 의원은 "결국 국제중은 해외거주 귀국학생 흡수라는 설립 취지는 살리지 못하고 귀족학교로 고착화됐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말하자면 국제중은 설립 당초의 목적을 위배한 것이다. 출범 당시 일었던 '귀족학교' 비판에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배자 장학금 등을 넣는다고 했는데 그 지원을 안한다면 설립 위배"라며 "지정을 취소하는 것도 교육감이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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